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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675번째 쪽지!
□안경 생각
이제는 돋보기 안경을 안 쓰면 바로 눈 앞에 있는 글씨도 희미하여 잘 안 보이는군요. 그렇게 책을 많이 보는데도 시력 하나는 끄떡 없었는데, 나이가 드니 어쩔 수 없이 제 몸도 낡아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런 현상이니 감사한 일입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적당히 보고 대충 못 본 척도 하면서 살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안경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안경은 희미하게 보이는 것을 밝고 선명하게 보게 해 주지요.그런데 예수님은 눈에 안 보여요. 안 보이는 예수님을 보게 해주는 사람들이 목회자나 신학자들이며 안경 같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밝고 또렷하게 예수님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는 삶을 살고 싶었죠. 그래서 안경이 더러우면 예수도 더럽게 보이게 할 것 같아서 ‘깨끗한 안경’이 되려고 애를 썼습니다.
안경에 뭐가 묻어서 입으로 화아~ 입김을 묻혀서 안경닦기로 닦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하! 안경은 안경 주인이 닦는 거구나. 안경은 그냥 안경일 뿐 안경 스스로 뭐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로구나. 마찬가지로 내가 아무리 예수를 잘 보여주는 안경이 되고 싶어도 주인님이 나를 깨끗하게 닦아 주시지 않으면 안 되는 거로구나. 그 뒤로 내가 나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바리새적’인 생각에서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아이구 좋아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거구나.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주님이 한 말씀 하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너는 안경이 아니라 사람이다. 안경은 제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물건이지만, 너는 너 스스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물건이지 않느냐? 짜샤. 다시 열심히 도를 닦어.” 깽~!
안경 하나 닦으면서 별 생각을 다 하고 있군요.ⓒ최용우
♥2020.6.10. 물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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