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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 열심히 살자

가족글방 박찬민 목사............... 조회 수 36 추천 수 0 2020.07.16 11:47:05
.........

한 밤중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자다가 깜짝 놀라 깨어 일어나 받아보니 우리교회 집사님이었습니다. 전화기 속으로 통곡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목사님! 남편이 유서를 써놓고 집을 나갔어요.”

...

혼비백산해서 아내와 집사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집사님이 남편의 유서를 앞에 놓고 망연자실 앉아있었습니다.

유서를 읽는데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빨리 찾아내야 했습니다.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핸드폰 위치추적을 위해 허둥지둥 소방서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핸드폰이 꺼져있어 위치추적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눈앞이 아득했습니다. 밤새 가족들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그분이 갈만한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집사님 남편은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 공대를 졸업하고 재벌기업에서 승승장구하던 분이었습니다. 수많은 해외 대형플랜트를 수주했고 나중엔 건설회사 회장까지 지냈습니다.

그렇게 잘 나가던 분이 인생 말년에 파산을 했습니다. 회사가 부도나고 천문학적인 빚을 진채 그야말로 참담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거의 폐인처럼 된 모습으로 집사님 손에 이끌려 우리교회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마지못해 함께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부부간의 갈등이 심각했습니다.

늘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중 기어코 사달이 나고 만 것입니다. 날이 밝자 의경중대가 출동했습니다.

의경들이 동네 야산을 샅샅이 수색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온 산을 이 잡듯 뒤지고 다녀도 행방이 묘연했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무서운 말을 했습니다. “여보. 혹시 교회에서 일을 저지르신 것은 아닐까?”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소름이 쪽 끼쳤습니다. 그분이 늘 농담처럼 하던 말이 퍼뜩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때 우리교회는 인적이 뜸한 벌판에 세워진 전원교회였습니다. 예배드리고 교회식당에서 식사할 때면 그분 혼자 우두커니 밖을 바라보다 농담처럼 툭툭 이런 말을 내뱉곤 했습니다.

“저 자리가 목매달기 딱 좋은 자리네.”

아아. 만약에 그분이 정말 교회에서 일을 저질렀다면 어떻게 하나? 아내와 미친 듯이 차를 몰고 교회로 달려왔습니다.

마음에 짚이는 장소가 한 군데 있었습니다. 그 장소로 다가가려 할 때 아내가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습니다.

아내를 차 안에 두고 나 혼자 들어갔습니다. 캄캄한 실내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섬뜩했습니다. 꼭 천정에 누군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환영이었습니다. 다행히 그 안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한 후 그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아 무릎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얼마동안이나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담당경찰관이었습니다. 아이쿠.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그분의 시신을 찾은 모양이구나.

그런데 뜻밖의 말이 들려왔습니다. “목사님. 다행입니다. 방금 핸드폰이 켜진 걸 확인했습니다. 위치추적이 가능해졌습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꺼졌던 핸드폰이 다시 켜졌다면 그분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아닌가? 위치추적이 가능하다면 곧 찾을 수도 있다는 것 아닌가?

온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바닥에 드러누워 그냥 쭉 뻗어버렸습니다. 나도 모르게 목사 입에서 욕이 막 튀어나왔습니다.

“이놈의 영감탱이. 어디 살아서 내 앞에 나타나기만 해봐라. 내가 곧장 다시 골로 보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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