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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는 최용우가 1만편을 목표로 1995.8.12일부터 매일 한편씩 써오고 있는 1천자 길이의 칼럼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15권의 단행본으로 만들어져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판매중입니다.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동의 없이 가져다 쓰셔도 됩니다. 책구입 클릭!

남을 깎아내린 것을

2020년 예동 최용우............... 조회 수 226 추천 수 0 2020.08.25 09: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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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734번째 쪽지!


□남을 깎아내린 것을


남을 깎아내리면 내가 올라간다고 착각하고 남을 깎아내린 것을 회개합니다. 드러내놓고 남을 깎아내리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은근히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내가 그보다 더 낫다는 우월감을 가진 것을 회개합니다.
나는 어렸을 때 집이 너무 가난하여 동네 사람들이 무시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구구단을 두 번 읽고 바로 외웠더니 사람들이 깜짝 놀라면서 “너 천재다 천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때 내가 뭐든 두 번만 읽으면 외워진다는 것과 공부를 잘 하면 사람들이 칭찬하고 인정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교과서를 통째로 외우기 시작했고, 그때까지 내가 몇 등인지그 자체를 몰랐는데, 바로 다음 시험에서 전 과목 100점을 맞자  여선생님이 기분 좋아서 나를 업고 1학년에서 6학년 교실까지 돌아다니며 “여러분도 공부하면 꼴찌에서 바로 1등을 할 수 있다”고 나를  자랑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부터 나는 무지막지하게 책을 읽어대며 나의 머릿속은 온갖 잡다한 지식으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공부는 그냥 대충 해도 1,2등은 나왔고, 동네 사람들은 우리 동네에 천재가 나왔다며 칭찬을 해대니 나의 자존감은 살아나 펄떡이다가 하늘을 찌르고... 그것이 결국 도를 넘어 독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나는 교만하여 누구와 붙어도 지식과 말빨로는 내가 다 이긴다는 엄청난 교만으로 사람들을 좌절시키고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을 회개합니다.
사실은 오래 전에 나의 이런 만행을 깨닫고 오랫동안 침묵 하며, 나의 존재 자체를 조금씩 지워가며 참회하고 있으니 부디 여러분도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최용우


♥2020.8.25. 불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댓글 '4'

최용우

2020.08.25 09:42:39

저는 저의 교만함을 회개하기 위해 큰 용기를 내서 나의 부끄러운 과거 한 자락을 끄집어낸 것이니 '은근히 자랑질 하려고 그러는것 아니야?' 하고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거의 15년 전에 어떤 기회를 통해 저의 교만을 확실하게 깨달았으며 지금은 제 자신이 진짜 초라하고 부끄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숨죽이며 살고 있습니다.

김경호

2020.08.26 09:36:35

하하, 여자 선생님이 제자를 업고 모든 교실마다 돌아다니셨다니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훌륭한 분이군요. ㅋㅋ

최용우

2020.08.26 09:37:29

ㅎㅎㅎㅎ 초등학교 2학년 꼬맹이때에요.^^

애린여기

2020.08.26 09:37:05

좋은 여자 선생님이셨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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