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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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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상쾌한 가을이다. 爽快(상쾌)란 버리는 쾌감이다. 밥 잔뜩 먹고 상쾌하다고 하지 않는다. 좋은 옷 입고 상쾌하다고 하지 않는다. 높은 지위에서 권세 부리면서 상쾌하다고 하지 않는다. 부둥한 배를 똥 한판재기 팍 싸고서 상쾌하다고 한다. 봄이 되어 두툼한 옷을 훌훌 벗고는 상쾌하다고 한다. 높은 지위에서 전전긍긍하다가 낙향하면서 상쾌하다고 한다.
滿足(만족)도 그렇다. 만족이란 목구멍까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발을 채우는 것이 만족이다. 무릎도 아니고 허리도 아니라 발이다. 목구멍까지 채우려 하다가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져도 결코 행복해 질 수 없다.
만족은 내 맘대로 되지 않지만 상쾌는 가능하다. 상쾌의 삶을 살려면 버려야 한다. 책장을 비운다. 그릇장을 비운다. 옷장을 비운다. 장식장을 비운다. 벽을 비운다. 이렇게 줄이고 줄이면 집도 줄일 수 있다. 자동차도 없앨 수 있다. 취미생활도 중단할 수 있다. 이렇게 소유를 단순하게 하고 삶을 단순하게 하면 공간의 여유와 함께 시간의 여유가 생기고 생각의 여유가 생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여유로 정말 소중한 것들을 본다.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사람을 본다.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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