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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과 현실의 괴리에서 고민하는 분들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공동체교회를 지향하는데 현실은 그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답답해하시며 어떻게 돌파해나가야 할지를 물어보신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이런 말씀을 드린다. "지향만 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과 똑같습니다."
지향을 할 것이 아니라 진정 그렇게 간절히 원한다면 현실을 그렇게 살아내야 한다. 수년간 지향만 하고 현실을 그렇게 살아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성이 없는 것이고 단지 자신의 지향을 상품화하는 것에 불과하다. 소위 진보적 가치를 표방하거나 개혁운동을 하는 분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다. 진보적 가치는 추구하는데 자신의 삶은 속물과 다름이 없고, 개혁운동은 열심히 하는데 정작 자신의 교회는 다른 교회와 차이가 없다. 현실은 그러하지 못한데 사람들에게는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존재인 것처럼 알려지게 되고, 본인은 그러한 여론을 또한 즐기고 있다. 전형적인 위선자의 모습이다.
지향만 하면서 삶은 변화되지 않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또 하나, 내가 조심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선한 일, 좋은 일을 한다고 하면서 지속적으로 후원을 요청하는 사람들이다. 후원 요청이 사역이 되는 경우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은 안타깝게도 그 일이 표방하는 대의보다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생계유지 수단으로 전락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후원하기 전에 그 일을 행하고 있는 사람 스스로가 그 일에 자기의 존재를 얼마나 헌신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그 헌신에는 자연스레 자기 물질에 대한 헌신도 포함된다. 자기 돈은 일원 한푼 사용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주머니만을 탐내는 그런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전형적인 도둑놈의 모습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새로워진다. 젊은 날에는 멋진 말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였는데, 지금은 멋진 삶을 살아내는 사람이 좋다. 여기서 말하는 멋진 삶이란 자신의 말과 괴리되지 않는 삶을 말한다. 앞 다르고 뒤 다른 존재가 아닌, 가까이할수록 그 삶의 향기로 인해 머리가 숙여지는 그러한 존재가 좋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런 분들이 참 많다.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그러한 분들이 내 인생의 스승이다.
양진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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