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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일기269-9.25】 무엇이 나뭇잎
비 한번 오고 바람한번 부니 감나무에 잎사귀가 우수수 떨어져 주차장과 길바닥에 수북히 쌓여 있다. 우체국 다녀오면서 감나무 나뭇잎 두 장을 주워와 방바닥에 놓고 들여다 본다.
나는 지금 무엇을 보는가? 내 눈 앞에 있는 나뭇잎을 가만히 보니 그냥 나뭇잎이 아니다. 나뭇잎에 햇빛이 어려 있고, 벌레가 지나간 자국도 있고, 땅 속에서 올라 온 흙의 기운도 있고, 바람이 흔들어 상처를 낸 자국도 보인다.
나뭇잎은 그냥 나뭇잎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지 못하고 내 눈에 보이지 않은 많은 사연들과 함께 존재한다. 햇빛, 구름, 흙, 별빛, 이슬... 이런 것들을 하나씩 지우면 나뭇잎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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