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겨자씨] 정직한 거미
큰 몸집의 거미를 본 것은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거미 한 마리가 서너 줄의 거미줄을 타고 처마 밑으로 오르고 있었습니다. 잠을 자러 집으로 돌아가는 투였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거미가 궁금했습니다. 놀랍도록 덩치가 컸으니 거미줄을 얼마나 크고 멋지게 쳤을까. 운동장만 한 거미줄엔 어떤 것들이 걸려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가서 보니 어제 본 그대로였습니다.
문득 장난기가 동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한 거미를 골려주고 싶었지요. 끊어지지 않을 만큼 거미줄을 흔들었습니다. 거미줄이 흔들리면 뭔가 걸려든 줄 알고 서둘러 내려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거미는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몇 번을 더 해보았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순간 화들짝 낯이 뜨거워졌던 것은 알량한 우리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거미줄을 친 적이 없으니 걸려들 것 없다는 거미의 정직함을 두고서, 한 것 따로 없어도 바라는 것은 많은, 뭘 했는지 뭘 안 했는지를 잊은 채 바라기만 하는 우리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우리 삶이 저 거미만 같았으면, 그날 바친 아침기도는 그런 기도였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겨자씨/국민일보>
첫 페이지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175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
189
190
191
192
193
194
195
196
197
198
199
200
201
202
203
204
205
206
207
208
209
210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219
220
221
222
223
224
225
226
227
228
229
230
231
232
233
234
235
236
237
238
239
240
241
242
243
244
245
246
247
248
249
250
251
252
253
254
255
256
257
258
259
260
261
262
263
264
265
266
267
268
269
270
271
272
273
274
275
276
277
278
279
280
281
282
283
284
285
286
287
288
289
290
291
292
293
294
295
296
297
298
299
300
301
302
303
304
305
306
307
308
30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317
318
319
320
321
322
323
324
325
326
327
328
329
끝 페이지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