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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낀일기179-6.28】 개망초 길
점심시간이 되었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뭐가 꽉 차 있기는 한데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한 참 얼어붙은 듯 서 있다가 살며시 냉장고 문을 닫았다. “왜 안돼. 그냥 꺼내서 먹기만 하면 되는데 왜 안돼? 하기 싫어서 일부러 그러는 거지?”
....안된다. 진짜 그 쉬운 것이 57년 동안이나 노력을 했는데도 안되는 것을 보니 나는 진짜 냉장고에서 뭘 꺼내 밥을 차리는 게 안되는 사람이 맞다. 아내가 라면 같은 면류는 못 먹게 한다고 다 치워 버렸다. 진짜 눈앞이 캄캄하다. 그냥 굶을까?
하다가 동네 짜장면 집에 가서 짜장면 한 그릇 사 먹고 왔다. 오면서 보니 길가에 개망초꽃이 가득하다. 다른 화초는 심고 가꾸어야 꽃이 피는데 개망초는 저 혼자 잘도 자라 꽃이 핀다. “개망초야, 너는 냉장고 문을 열고 밥도 차려먹을 수 있지?”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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