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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새물결플러스가 어떻게 안 망하고 살아 남아 있는지 늘 궁금하고 신기해요. 대체 비결이 뭔가요?"
제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글쎄요, 그 비결이 무엇일까요?
솔직히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제일 먼저 그동안 제가 얼마나 열심히 수고하고 고생했는지를 떠올려봅니다.
매일 새벽 3-4시까지 일하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아침 8시 이전에 기상해서 다시 일을 시작하길 반복했습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매일 같이 찾아오는 수많은 손님들을 접대하고 상대하는 일에도 나름 최선을 다했습니다.
특히 아픈 사람들, 괴로운 사람들, 힘든 사람들을 박대하고 멸시하지 않기 위해서 조심했습니다.
이런 저의 노력 때문에 새물결플러스가 안 망하고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은, 그런 욕망이 꿈틀거릴 때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잘 압니다.
결코 그런 저의 행동이나 삶 때문에 우리 공동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오히려 이 세상에는 저보다 더 성실히, 그리고 치열하게 사는 분들도 많지만, 그런 분들 중에도 도중에 좌초하고 미끄러지는 경우들이 흔합니다.
따라서 삶을 '버텨낸다'고 하는 것이 꼭 인간의 능력 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그래서 어떻게 안 망하고 버티느냐는 질문에, 저는 매번 '하나님의 은혜로'라고 답합니다.
어찌 보면 뻔한 멘트 같지만, 그럼에도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하나님의 은혜가 어떤 선한 사람들을 통해 임하지 않았다면 결코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지 못할 것입니다.
새물결플러스는 열흘 전에 14건의 해외 도서 재계약이 도래했습니다.
저희는 한 권당 약 300불씩 재개약을 하자고 건의했습니다.
지금처럼 출판 시장이 불황인 상황에서, 그나마 재계약을 하자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니 액수는 큰 문제가 안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원 저작 출판사는 권 당 500불 이하는 불가능하고, 그중 2권은 1천 달라 이상을 받아야겠다고, 최후 통첩을 해왔습니다.
저는 고민이 되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꼭 이 책들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계약을 파기하고 책을 절판시키기도 아까웠습니다.
만 하루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저는 (울며 겨자 먹기로) 14권 모두 해외 출판사가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재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로 인해 애초에 저희가 예상했던 액수보다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은 물론입니다.
빠듯한 상황에서 그런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부담이 되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이 추가 비용을 어디서 메꾸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어떤 분이 420만원을 헌금해주셨습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연구하시다가 최근 귀국해서 자리를 잡으셨다고 합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외롭고 고단한 생활 중에 바이블클래스를 통해 많은 위로와 도움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종종 페북에 게시된 제 글을 읽으면서 소소한 즐거움도 누리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분이 기도하길, 한국에 들어가 직장을 잡으면 첫 월급을 새물결플러스에 헌금하겠다고 서원했는데, 마침 첫 월급을 받아서 전액을 헌금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속으로 '본인도 빠듯하실텐데 굳이 월급 전부를 헌금해주실 필요가 있나' 하면서도, 그런데 액수를 맞춰보니 저희가 이번에 계약한 책들에서 추가로 발생한 금액과 얼추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매번 겪는 일이지만 또다시 놀랐습니다.
헌금을 보내주신 오00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선하신 손길이 늘 함께 하시고 더욱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길 기도합니다.
이렇듯, 매번 고비를 만날 때마다, 꼭 필요한 만큼 채워주시는 그분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안 망하냐?는 질문에 대한 유일한 답은,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답 외에는 전혀 없습니다.
저는 최근에 개인 건강을 위해서 매일 한 번씩 '산'에 오릅니다.
아침 일찍, 혹은 저녁에 퇴근 시간에 맞춰 약 1시간 30분 가량 등산을 합니다.
그동안 너무 건강을 방치했다가 뒤늦게 '비상'이 걸려서, 아무튼 이를 악 물고 운동을 합니다.
산을 오르고 내릴 때마다 저는 그 시간 동안 간절히 기도를 합니다.
여러 내용을 놓고 기도를 하는데, 그중 하나가 '한국교회'를 위한 기도입니다.
저는 솔직히 한국교회에 대해 큰 미련이나 애정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한국교회가 제게 준 모멸감과 상처를 생각하면 당장에 손절을 해도 시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감정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마음과 눈길로 한국교회를 바라보노라면, 여전히 안타깝고 긍휼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포기하지 않으시는 한 저도 한국교회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부디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셔서 다시 새벽 이슬 같은 주의 군대가 일어나게 해달라고 간곡히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최소한 하나님이 한국교회를 포기하지 않는 날까지는, 그때까지는 새물결플러스와 아카데미도 반드시 살아 남아서, 한국교회를 신실하게 잘 섬기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 일에 필요한 모든 선한 자원과 지혜를 저희에게 공급해주시길 위해 기도합니다.
헌금을 보내주시는 분들뿐 아니라, 때로 과일을, 때로 수산물을, 때로 음료수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 사랑 하나하나에 담긴 선한 마음과 사연들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들을 통해서 받는 위로가, 저로 하여금 이 고단한 삶을 견디고 헤쳐나가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
늘 고맙습니다.
김요한 (도서출판 새물결플러스 &새물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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