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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개신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프로필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내용에 '독실한 개신교인'이란 문구가 나온다.
그런 문구나 자기 소개를 접할 때마다 나는 큰 한숨부터 나온다.
나 역시 개신교인인데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독실한 개신교인이라고 하면 먼저 불안한 마음부터 들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언젠가부터 한국사회에서 독실한 기독교인 혹은 독실한 예수쟁이란 말은 기득권 새력, 수구 극우 성향의 사람, 찬일 친미 사대주의자, 맹신자, 음모론자, 반지성인, 전쟁광 같은 단어와 거의 동치어가 되어버렸다.
나는 그 점이 너무 속상하고 분하다.
그게 아니라
오히려 기독교인이란 말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담겨야 하는 것이다.
손해를 볼지라도 신의를 지키는 사람,
죽음을 불사하더라도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 편에서 함께 아파하고 대신 싸우는 사람,
떳쩟하지 않은 이득을 과감히 거부하고 멀리할 줄 아는 사람 등등.
어떤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을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을 통해 자신의 죄가 용서받고 사후에 찬국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확보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예수를 구세주로 믿는다는 것은, 이 세상의 가치와 절연하고 현세의 질서를 전복시키는 삶을 사는 것을 포괄한다.
그러므로 예수쟁이들은 기득권 세력이 아니라 변방과 주변부의 삶을 추구하며, 힘 센 사람들 대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친구와 동지가 되며, 불의와 편법을 배격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삶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이 점에서 한국 개신교의 대다수는 철저히 실패했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개독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독실한 신자일수록 불신과 경원의 대상이 된 것이다.
만약 한국 개신교가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타파하지 못한다면, 많은 목사들이 학수고대하고 있듯,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다 해도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절대 교회를 찾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 점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도서출판 새물결플러스 &새물결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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