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나는 황국 신민이 아니다.

무엇이든 김요한............... 조회 수 32 추천 수 0 2021.07.18 19:12:10
.........
한국 가톨릭 최초의 추기경이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이 일제강점시대에 동성상업고등학교에 다닐 때 일이다.
한 번은 (학기말?) 시험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시험 문제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일본 천황 폐하의 백성이 된 소감을 적으시오."
자신이 열심히 공부한 내용에서 시험 문제가 나오지 않은데다, 평소 독립 운동 등에 관심이 있었던 고등학생 김수환은 부아가 치밀어 이렇게 답을 적어냈다고 한다.
1. 나는 황국신민이 아니다.
2. 그러므로 아무 소감이 없다.
답안지를 내고 나서 김수환은 당연히 퇴학을 당할 것으로 생각했고, 아니나 다를까 학교는 그 답안지 때문에 난리가 났다. 그런데 놀랍게도 징계 위원회의 책임자 격인 교감 선생님이 김수환에게 '이 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다녀오라'고 해서 그는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후일 그는 일본 유학 중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 한 복판에서 마주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신부의 소명을 받아들인다.)
20세기 초에 우리 민족은 힘과 지략이 없어 일본의 먹잇감이 되어 참혹한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 후 광복을 되찾았지만 이내 한국전쟁으로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채 서로를 못 죽여서 안달이 난 세월을 보냈고, 또 지독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인권과 자유를 상당 기간 억압당한 채 살아야 했다.
다행히 비슷한 처지에 있던 수많은 나라들과 달리 우리 민족은 경제 개발에 성공했고 이어서 민주화와 정보화까지 달성했다. 그리고 지금은 과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시민 의식과 더불어 인공지능 시대에 앞서가기 위해 산업 전 분야에서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사이 우리나라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을 앞서거나 또는 일본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우리의 젊은이들은 이제 더 이상 일본을 두려워하거나 동경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런 태도가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의 가장 큰 차이라고 믿는다. 이제 겨우 50대 중반인 나만 해도 '과연 우리가 살아 생전에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식에 사로잡혀 살았던 세대다. 그런 내가 볼 때 지금 대한민국이 많은 분야에서 일본을 추월하고 있는 현상은 실로 상전벽해처럼 느껴진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 한쪽에는 여전히 대한민국이 황국 신민의 일원인 것처럼, 따라서 지금도 일본의 눈치를 봐야 하고, 일본의 비위를 맞춰야 하며, 일본이 하자는 대로 따르는 것이 국체를 보전하고 백성의 안위를 보장하는 길이라고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다수 있다.
그들 중 특히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라고 하는 사람들은 반복해서 일본의 이해관계를 대한민국 사회에 관철하기 위해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교묘한 논리와 괴변을 앞세워 온갖 수작을 버리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나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를 선도해야 할 학계와 언론계에서 그런 수작을 벌이면서도 도무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접할 때면 실로 기가 막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김수환 추기경의 버전을 응용하자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1. 우리는 더 이상 일본보다 약한 나라가 아니다.
2. 그러므로 일본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나아가, 언젠가 남과 북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하나의 경제-안보 공동체를 이루는 날이 진짜 오게 된다면 그때 세계는 정말 한반도에서 '범이 내려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김요한
도서출판 새물결플러스 &새물결아카데미 대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74 가족글방 삼복 더위에 겸손을 배운다 김홍한 목사 2021-07-23 54
10973 무엇이든 천국문을 강철 자물쇠로 꽁꽁 잠가버리는 사람들 김요한 2021-07-19 50
» 무엇이든 나는 황국 신민이 아니다. 김요한 2021-07-18 32
10971 무엇이든 독실한 개신교인 김요한 2021-07-18 48
10970 무엇이든 우리는 더 이상 일본보다 약한 나라가 아니다. 김요한 2021-07-18 27
10969 무엇이든 보기좋게 뒤통수를 맞은 대통령 김요한 2021-07-17 52
10968 무엇이든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말을 잘해야 한다. 김요한 2021-07-15 47
10967 광고알림 담적병 이야기 빛과 소금 2021-07-14 38
10966 무엇이든 조조에게서 배우는 사람 관리법 7가지 퍼온글 2021-07-12 42
10965 칼럼수필 산 이야기 김완섭 목사 2021-07-12 29
10964 광고알림 상담심리학 신입생 모집 (Online, Zoom) 한성렬 교수, 전액장학금 마감임박 2021-07-09 64
10963 무엇이든 사람이 말야 양심이 있어야지. 김요한 2021-07-09 41
10962 무엇이든 어떻게 안 망하고 살아 남아 있는지 김요한 2021-07-09 33
10961 칼럼수필 민주당만 모르는 이야기 김요한 2021-07-06 54
10960 칼럼수필 미명에서 깨어나기 김요한 2021-07-06 43
10959 광고알림 성경66권 1189장 장별 10분 강해영상 정도령 2021-07-05 58
10958 칼럼수필 복의 선언(Benedictio) 최주훈 목사 2021-07-03 51
10957 자료공유 Luther, De Disputatio homine(1536): WA 39/I, 174-180. 최주훈 목사 2021-07-03 38
10956 칼럼수필 그리스도인의 성장과 성숙의 길 고재봉 목사 2021-07-03 49
10955 광고알림 단시일에 영어 잘하기~, 각종질병 쉽게 치료~ 유익한 2021-06-24 49
10954 광고알림 건강회복 비결 빛과 소금 2021-06-22 54
10953 무엇이든 얼마나 인물이 없었으면.... 김현호 집사 2021-06-15 75
10952 무엇이든 한국교회의 현재 고재봉 목사 2021-06-15 57
10951 칼럼수필 배운 사람들이 그럴듯한 말에 허술하게 속는다. 최용우 2021-06-14 91
10950 칼럼수필 성서해석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이민규 목사 2021-06-10 64
10949 뉴스언론 팍팍한 삶 보듬는 3000원 김치찌개의 위로 박효진 기자 2021-06-10 100
10948 묵상나눔 저를 이 섬에서 살게 해 주세요. 허형회 2021-06-02 58
10947 칼럼수필 'GugakIN 人' -이게 뭘까요? 김영조 2021-05-31 57
10946 칼럼수필 마귀도 잠든 성도는 건드리지 않는다. 고재봉 목사 2021-05-28 109
10945 칼럼수필 그리스도인들이 잘 속는 미신, 미혹의 영 3가지 고재봉 목사 2021-05-28 104
10944 칼럼수필 참된 교회의 내적 기준 MinSoo Kim 2021-05-22 71
10943 칼럼수필 신앙의 암묵지(暗默知) MinSoo Kim 2021-05-22 53
10942 광고알림 자연 유정란 사세요 Navi Choi 2021-05-11 57
10941 칼럼수필 괜찮아 지금 잘 하고 있어 손성찬 목사 2021-05-10 73
10940 칼럼수필 [십자가 묵상] 아빠 십자가 김홍한 목사 2021-05-10 59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