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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창을 사랑하는 것은
‘창(窓)’이란, 바람이나 햇빛이 들게 하고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건물의 벽이나 지붕에 낸 작은 문을 말합니다. 창으로는 빛과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듭니다. ‘窓’이라는 글자 속에 마음 심(心)이 들어간 것을 보면 창은 마음의 통로라는 의미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가을이면 더 생각나는 시인 김현승의 ‘창’이라는 시는 “창을 사랑하는 것은/태양을 사랑한다는 말보다/눈부시지 않아 좋다”로 시작합니다.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사랑을 담아낼 수 있는 말이 얼마든지 있는 것처럼 말과 빛이 어울리며 나직하면서도 웅숭깊은 울림을 자아냅니다. 추사 김정희가 쓴 글씨 중에 ‘소창다명사아구좌(小窓多明使我久坐)’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작은 창에 빛이 밝아 오래 앉아있게 하네’로 뜻을 새겨봅니다.
어느새 추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낮보다 밤이 길어지는 때입니다. 빛의 환함과 따뜻함을 고마움으로 누릴 때입니다. 작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 아래 오래 앉아 있는 것처럼 말씀의 빛 아래 오래 앉아 있는 즐거움을 누릴 좋은 계절입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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