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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7111번째 쪽지!
□4,흔적
1.등산을 하는데 폐사된 절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에서 여기저기 둘러보니 벽에 붙은 탱화하며, 불공을 드릴 때 쓰던 집기류 같은 것들이 널려져 있었습니다. 그나마 ‘불상’은 다 챙겨갔는지 보이지 않더군요. 오래전에 동네 교회에 불이 났습니다. 타다 만 교회는 한달이상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화재보험 보상을 받기 위해 현장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반쯤 탄 십자가며 교회 안의 집기류들이 보기 흉하게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2.종교는 자꾸 바라볼 어떤 ‘형상’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형상을 향하여 절을 하고, 불공을 드리고, 기도를 하게 됩니다. 아마도 어딘가를 바라보고 ‘집중’을 하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그 형상이 신은 아니라는 증거는 폐사된 절이나 불난 교회를 보니 확실하게 알겠더군요. 곰팡이가 핀 탱화나 반쯤 탄 십자가는 한때 사람들의 경건의 대상(?)이었을텐데 결국에는 흉물이 되더군요.
3.하나님은 영(靈)이시라는 말은 하나님은 어떤 실체(형상)이 없으신 분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생각할 때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것은 모든 감각적 유혹을 물리치게 해 줍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헛된 형상을 만들까 싶어서인지 아예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으십니다.
4.기독교는 어떤 형상(심지어 십자가 까지도)을 바라보는 종교가 아닙니다. 내면의 세계에서 하나님을 느끼며 하나님과 일치를 이루는 형이상학적 종교입니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도 깊으며, 그러면서도 어떤 흔적도 없는 종교입니다. ⓒ최용우
♥2021.12.14. 불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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