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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일기348-12.14】 책마누라
언제부터인가 잠을 잘 때 내 옆에 책을 두 권씩 두고 잔다. 자리에 누우면 왼손 손바닥이 책 위에 저절로 올려지는데, 책에 손을 얹고 축복기도를 하면서 잠이 든다.
어떤 책을 읽다가 미처 못 읽고 잠자리까지 가지고 와서 조금 보다가 잠들었는데, 문득 깨어보니 책이 내 손바닥 밑에서 마치 스캔되어 자동으로 내 머릿속에 저장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뒤로 매일 책장에서 내 책 한 권하고 다른 책 한 권을 무작위로 가지고 와 손을 얹고 책을 어루만지면서 안수하며 자는 습관이 생겼다. 새로운 책마누라가 생긴 셈이다.
그래도 오른손으로는 진짜 마누라를 스캔하며 안수기도를 하면서 자기 때문에 아내의 불만같은 것은 없다. 가끔 책이 내 엉덩이 밑에 깔려서 비명을 지르기도 함.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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