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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6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10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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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한장 칼럼]

 

2901. 소리

홀로 고요히 산책을 하다가 길가의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깊은 호흡을 합니다. 귀는 열려 있어 멀리서 사람들의 웃음소리, 차가 지나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강물이 흐르는 소리, 거미가 줄을 치는 소리, 개미들이 영차 영차 먹이를 나르는 소리, 자전거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아스라이 아득하게 들려옵니다. 

 

2902. 신앙과 미신

신앙과 미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신앙은 이성적 판단을 따른다는 것이고, 미신은 맹목적 추종을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을 예로 들면 신앙은 성경이 시대적 산물이기 때문에 실수나 오류나 의도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수정하려는 것입니다. 미신은 성경은 일점 일획도 오류가 없다며 무조건 믿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2903. 거룩한 책

성경을 한문으로는 성서(聖書)라고 하는데, 성경이 성(聖)서는 아닙니다. 원래 이름은 bible입니다. 바이블은 양피지와 갈대로 만든 당시의 ‘종이’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였다면 ‘한지’(韓紙)라고 했을 것입니다. 성서는 그냥 ‘종이’라는 뜻입니다. 바이블이 중국에 들어갔을 때 한문으로 성서(聖書)라는 이름이 붙였을 뿐입니다.

 

2904. 성서

일본에서는 불교의 불경도 성경이고, 이슬람의 꾸란도 성경이고, 기독교의 성서도 성경이고, 종교의 경전을 전부 ‘성경’이라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성경’ 명칭이 한국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도 우리는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하고 ‘성경’이라 합니다. 기독교인들이 ‘독립운동’도 많이 했지만 친일파들도 가장 많았기 때문입니다. 

 

2905. 본래 의도

저는 성경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다 믿지는 않습니다. 각 시대마다 각 교파마다, 각 나라마다, 각 학자들 마다 자기들의 ‘의도’대로 성경을 번역해서 왜곡시킨 경우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여러 성경(한글 성경 16종)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원래 성경이 말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 보고 비로소 믿습니다.

 

2906. 봄

온 세상이 수런수런 신비로운 소리를 내며 깨어납니다. 길가의 가로수 벚꽃이 팝콘같은 하얀 꽃을 터트립니다. 빨간 튤립이 마치 우승컵처럼 반짝입니다. 복사꽃 연분홍이 예쁜 새색시 뽈따구 같구요 노란 개나리꽃 아래 고양이가 늘어져 있고 파란 하늘은 잉크가 쏟아질 것 같습니다. 설마 이게 나의 마지막 봄은 아니겠지요? 

 

2907. 하나님의 정원

<타샤의 정원>꽃집 앞을 지나며 문득 <하나님의 정원>이라는 단어가 올라왔습니다. 나는 말년을 정원을 가꾸며 살고 싶습니다. 최소한 100가지 꽃이 피는 백화원(白花園)을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찾아와 꽃도 보고 정원을 고요히 거니시는 하나님도 만나는 그런 정원을 가꾸다 진짜 하나님의 정원으로 어느 날 슬쩍 건너가고 싶습니다. 

 

2908. 독수리 둥우리 

절벽 끝에 있는 독수리 둥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합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며 불편한 곳입니다. 몸집이 커지면 둥우리 안의 날카로운 가시가 찔러대서 날개를 펴고 날아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느 날 내가 사는 나의 둥우리가 불편하게 느껴지면 이제 둥우리를 떠나 새롭게 비상(飛翔)할 때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2909. 달팽이

춥고 바람 부는 어느 날, 달팽이 한 마리가 느릿느릿 감나무를 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참새들이 달팽이의 속도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야, 이 멍청아, 이 나무에는 아직 감이 없다는 걸 몰라?” 달팽이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가지 끝에 다다르면 그때는 있지 않을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것이 능력입니다. 

 

2910.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어떤 사람은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얻기 위해 교회에 간다고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마음의 안정과 평안은 고요한 절간으로 가는 것이 얻기가 더 쉬울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에 가는 첫 번째 이유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을 진짜로 믿는 사람은 예배를 드리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감정으로 교회에 갑니다.ⓒ최용우(전재및 재배포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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