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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생환

한희철 목사............... 조회 수 187 추천 수 0 2022.01.17 20: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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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생존과 생환


지난 주일 예배를 마치고 인사를 나눌 때였습니다. 원로 장로님 한 분이 다가와 뜻밖의 인사를 했습니다. “꼭 생존하겠습니다.” 저는 그 뜻을 이내 이해하고 “꼭 그러세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 대화가 가능했던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교우들에게 이따금 하던 당부를 그날도 건넸던 터였습니다. 막바지면 좋겠다 싶은 코로나19가 다시 악화하는 상황, 다시 한번 “꼭 생존해 생환하세요”라 했던 것입니다.
코로나의 시간은 마치 교우들을 전쟁터로 뿔뿔이 흩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훈련과 전술, 전략도 없이 말이지요. 적지 않은 순간 홀로 예배드리며 고립감과 감염의 위험, 두려움과 싸워야 하는 시간, 점점 줄어드는 수입과 불안정한 일 앞에서 견뎌야 하는 시간임을 잘 압니다. 그런데도 제게는 딱히 이겨낼 힘이 없습니다. 그런 나는 아무런 대책도 없이 양들을 우리 밖으로 내모는, 무책임한 목자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부끄럽고 아픈 마음을 가리려는 듯 생존해 생환하시라 한 말을 그래도 장로님은 위로하듯 받으신 것이었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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