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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일기043-2.12】 딸
정월 대보름이라고 나물반찬 해 놓았으니 달려오라는 장모님의 호출에 두말하지 않고 처가에 달려갔다. 들에 산에서 직접 채취한 갖가지 나물로 점심을 먹었다. 돌아오는데 또 냉장고며 집안 여기저기창고에서 말린 나물 반찬거리들을 찾아내어 딸에게 바리바리 싸 주신다. 다 받아서 차에 싣고 왔다.
우리 집 두 딸들이 서울에 올라가면서 집에 있는 반찬이며 마음드는 그릇 같은 것들을 죄다 염탐하고 다니면서 “엄마, 이거 안 쓰죠. 제가 가져갈께요.” 딸들이 찜하면 엄마는 “그래” 하고 가져가라 한다. 내심 아끼는 것들도 딸들에게는 아깝지가 않은가 보다.
아내도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에게도 딸이 있어 그 사랑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좋은이와 밝은이도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또 그렇게 사랑이 아래로 흐르겠지.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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