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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사람이 장성보다 낫습니다
중국의 만리장성은 달에서도 보인다고 할 정도로 지구의 대표적 건축물입니다. 역대 중국 왕조의 평화 염원을 담은 상징적인 군사 시설이기도 합니다. 중국 최초의 통일 왕국을 세운 진시황의 가장 큰 고민은 북방 흉노족의 침입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만리장성을 축조하기 시작했고 무려 1500년에 걸쳐 중원을 보호하려는 열망으로 장성은 계속 확장됐습니다. 그런데 만리장성 역사의 한 조각을 통해 얻는 중요한 진리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인현장성(人賢長城)’이라는 말입니다.
당나라 때 일입니다. 만리장성이 있음에도 흉노족의 침입이 끊이지 않자, 당 태종은 장수 이세적을 해결사로 파견했습니다. 이세적은 고구려와 많은 전투를 벌여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름입니다. 이세적은 적진에 들어가 적장과 담판을 해 화친을 이끌어냈습니다. 왕은 감격해 ‘인현장성’이라는 네 글자를 써 주어 그의 공을 칭찬했습니다. 풀이하면 ‘사람이 장성보다 낫다’는 뜻입니다. 수백년 쌓아 올린 장성도 이루지 못했던 것을 단기필마의 장수 한 명이 이뤘음을 기뻐한 표현입니다. 만리장성이 국경의 평화를 이룰 수 없었던 것처럼, 최신 무기의 도입으로 온전한 안보를 이루기는 힘듭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첨단 무기보다 낫습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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