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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mytwelv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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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교회05] 사랑행전으로 행복을 창조하는 교회 - 행복한교회
박정제2021.07.12
열 두 개 작은교회 이야기_세 번째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듯이 교회는 하나님 사랑의 기초 위에서 모든 사역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한계가 있다. 아무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게 완전한 사랑의 모습이겠지만, 죄 된 세상에 속해 있는 한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는 자리가 분명 존재한다. 사랑하기를 포기하더라도 아무도 비난하지 않고, 사랑하기를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며 이해받을 수 있는 상황. 그런 상황 안에서 사람으로서는 한계가 있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덧입어 한계를 극복해 행복을 창조한 교회가 있다.
교회 이름도 ‘행복한교회’. 담임목사인 문혜주 목사님은 원래 권사님이었다. 그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어려운 일이 교회에 생기자 갑자기 담임 전도사로 임명돼 어쩔 수 없이 교회를 맡아 섬기게 됐다. 과거, 유아교육 공부를 위해 다닌 신학교 졸업장이 담임을 맡게 된 근거였다. 사역은 단 한 번도, 단 한 순간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학생들 과외를 하며 가정을 섬기는 성도일 뿐이었던 터라 교회의 담임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하라 하시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부르심의 확증을 받고자 갈멜산 기도원을 오르게 된다. 한없이 눈물만 흘리며 기도하던 중, 그해 송구영신 예배 때 주신 말씀이 떠올랐다.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수 1:9)
말씀 중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는 대목이 LED 전광판 자막처럼 눈앞에 흐르면서 부르심을 확신하게 됐다. 2008년 11월 23일, 말씀에 순종하여 아무런 대안도 없이 덜컥 교회의 담임 전도사로 취임 예배를 드리며 준비 없는 목회가 시작됐다.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무늬만 전도사인 사람이 담임 교역자가 된 것이다. 설교도, 찬양 인도도 할 수 없고, 성도들에게 말씀을 가르칠 수도 없었다. 교회가 상처받으면 안 된다는 사실 하나만 가슴에 안고 목회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을 보내 달라고 기도할 뿐이었다.
하나님은 기도에 응답하셨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설교할 기회를 달라고 기도하던 목사님을 연결해 주셨고, 무늬만 전도사인 담임 전도사가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순종함으로 수요 예배, 금요 철야 예배를 맡아 열심히 섬겼다. 신학교도 입학해 목사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순탄한 길이 펼쳐지지는 않았다. 목회와 신학교 병행을 시작하기 전날, 골다공증을 앓고 계시던 시어머님이 계단에서 미끄러져 척추가 부서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시어머님은 몸을 일으킬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주변 사람들의 위로가 이어졌지만 어쩐지 위로의 말들이 목사님을 약하게 하고 포기하게 만드는 소리로 들렸다. 목사님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나타내 보일 때라고 확신하며 모든 일에 불평 한마디 없이 교회와 가정을 섬기고 시어머님을 지극히 모시며 신학 공부까지 감당해 나갔다.
이런 믿음의 반응에 하나님이 기뻐하신 것일까? 병원에서는 시어머님이 최소 3개월 이상 움직이지 못할 거라고 진단을 내렸는데 시어머님은 단 15일 만에 기적적으로 혼자 화장실에 가실 만큼 회복되었고, 한 달 만에 퇴원을 하셨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작된 목사님의 사역은 좀처럼 평탄해질 줄 몰랐다. 신학을 마칠 때까지 교회에서 사례를 받지 않겠다고 선포하며 고난의 행군을 자처하기도 했다. 심각한 재정의 어려움을 겪게 된 건 당연한 결과였다.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었던 시간.
가장 큰 어려움은 가족들이 모르고 있던 빚으로부터 시작됐다. 사역을 시작하기 전, 지인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못하고 본인의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해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고스란히 목사님의 빚으로 남게 됐다. 교회를 담임하고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다. 처음부터 금액 전부를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당장에 급한 금액만 해결하면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일부만 이야기를 했고, 얼마 후 동일한 문제가 또다시 터지고 만다. 반복되는 도움 요청에 남편도 힘들어했다.
‘돈 먹는 하마’
당시 목사님 남편이 목사님을 향해 던질 말이다. 남편은 교회를 옮기겠다고도 했다. 가정과 교회, 모든 게 무너질 수 있는 큰 위기. 설상가상으로 해결되지 않은 빚 문제가 한 번 더 일어나고 말았다. 이때, 생각하지 못했던 구원자가 나타난다. 결혼을 준비하던 아들이 결혼 준비금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결혼식은 미루겠다고 했다. 교회를 나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아버지를 따로 만나 자신이 빚을 책임지겠다며 아버지의 마음을 붙잡았다. 가족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함께해야 한다고 아버지를 설득했다.
아들은 목사님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마치 하나님처럼 구멍 난 목사님의 마음을 위로했다. 온갖 시련을 다 견디고 참아내며 사랑으로 섬기던 목사님이었지만, 아들의 희생에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아들의 마음이 고마워서 울고, 이런 아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서 울었다. 하나님은 광야를 걷던 이스라엘 백성의 옷이 해지지 않고 신발이 닳지 않도록 만나와 메추라기를 공급하시며 인도하셨던 것처럼, 아들을 통해 모든 필요를 공급해 주시고 용기를 더해주셨다. 그렇게 목사님은 다시 살아났다.
죽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내며 큰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목사님은 지인을 원수로 삼지 않았다.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며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아들이 어머니의 대변자로 선 일도 할머니를 비롯해 가족을 사랑으로 섬기며 교회 또한 사랑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지켜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목사님은 사역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렇다고 고난이 끝난 건 아니었다. 강도사 시절, 동기 목사님이 전도하신 분을 문혜주 목사님께 부탁하면서 목양의 고비를 경험하게 된다. 전도하신 목사님 본인은 감당하기 힘들지만, 사랑이 많으신 문 목사님이라면 할 수 있을 거라며 맡겨주신 성도였다. 성도님은 교회를 다니면서도 세상 습관을 전혀 끊지 못했다, 특히 담배 냄새가 심해 성도들이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워 했다. 하루는 학교 수업을 받던 중 그 성도가 떠오르며 불안한 감정이 엄습해 다급히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지 않아 집으로 찾아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죽으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행복한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지 3년이 되었을 때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면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성도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사랑으로 영혼을 섬기던 목사님은 자연스럽게 보호자가 되었다.
이런 성도님의 암 선고 소식에 목사님은 암담했다. 재정의 여유도 없을뿐더러 이 불쌍한 영혼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암담한 마음에 울 수밖에 없었다. 눈물을 흘리는 일밖에 할 수 없는 날이 이어지다 암 수술을 할 때쯤이었다. 수술 전날 꿈을 꾸게 되는데, 아기를 낳는 꿈이었다. 아기는 나오자마자 방긋 웃음을 지었는데 그 아기를 자세히 보니 바로 그 성도였다.
“아, 한 영혼을 세우는 데는 해산의 수고가 있어야 하는구나.”
이 순간의 경험으로 목양 현장에서 신앙이 더디 성장하는 영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지칠 때마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그 꿈을 떠올리며 해산의 수고가 필요함을 되새길 수 있었다. 목사님은 하나님께 이렇게 고백하기도 했다.
“다윗이 한 마리의 양을 책임지기 위해 사자, 곰과도 싸웠듯 다윗처럼 성도를 위해 그 무엇과도 싸우며 책임지는 목사가 되게 해주세요.”
2017년 12월, 눈 내리던 날. 심방을 미루고 미루며 나약한 상태에 빠져 있는 그 성도를 혼자 둘 수 없어 육체적으로 힘겨운 상태였지만 음식을 대접하며 위로와 격려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목사님은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뇌출혈이 발생한다.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돈 먹는 하마 목사, 자신의 몸을 깨뜨리며 사랑을 실천하는 목사의 사랑행전은 여기서 끝맺게 되는 것일까. 인간이 쓰는 사랑행전은 멈춰야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랑행전의 속편을 쓰기 시작하셨다. 목사님은 아무런 후유증 없이 건강을 회복했다. 당신이 보이셨던 사랑을 재현하며 걷고 있는 목사님의 사랑행전을 이대로 끝내지 않으시겠다는 증표였다. 이 사건은 교회가 건강하게 서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목사님은 그렇게 쓰러지는 아픔을 당하면서도 단 한 번도 ‘너 때문이야!’라고 탓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를 기억하기에 말씀 양육으로, 사랑으로 묵묵히 섬길 뿐이었다. 2019년 1월, 해산의 수고로 낳은 이 성도님은 목사님의 애제자로, 교회의 서리 집사 직분을 받게 됐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성도가 교회의 소중한 일꾼으로 변화해 직분을 받았으니, 목사님의 변함 없는 믿음과 사랑이 한 영혼을 살려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제가 변화를 만들려고 했기에 실패했고, 제가 할 수 없음을 자백하며 주님께 순종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을 때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목회란 육적인 필요를 채우는 것만으로 되지 않고, 그런 육적인 섬김은 영적 채움의 다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사랑의 수고와 헌신이 영적인 다리가 되어 복음이 들려지도록 해야 영적 성장이 일어납니다. 말씀의 양육이 모든 영혼에게 필요합니다.”
사랑하기를 포기하더라도 아무도 비난할 수 없는 자리. 그럼에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온몸을 바쳐 사랑행전을 쓰며 살아온 목사님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오직 하나님 말씀을 먹이기 위함이라 외친다. 사람을 살리는 건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라고. 행복한교회는 목사님의 섬김으로 세워진 일꾼들로 견고해지고 있고, 그 사랑 앞에 더 많은 영혼이 녹아내려 하나님 나라의 큰 일꾼으로 성장할 것이다.
행복한 교회는 오늘도 사랑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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