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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 발병지로 비난받던 중국은 전체 확진자 순위 110위 권 밖에 있는가 하면 북한은 아예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수백만 명의 확진자를 내던 미국과 인도와 브라질도 요즘은 그 수가 급감하였습니다.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잘 대처한다는 평가를 받던 우리나라는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0위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치권에서는 방역당국이 정치방역을 했다며 비난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거셉니다.
하지만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의 3월 30일 기사에 의하면 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뜻하는 펜데믹에서 풍토병을 뜻하는 엔데믹 수준으로 낮아지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였습니다. 현재 인구대비 하루 확진자 수가 미국이나 영국 등 유럽에 비해 월등히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것은 코로나19를 통제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기존과 다른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하였습니다. 세계 평균 치명율이 1.26%인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0.12%인 점은 그동안 여러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이 질병에 선제적으로 대처한 시민들의 높은 도덕성과 의료인의 희생, 그리고 방역당국의 적절한 안목이 어울린 결과로 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의 엔데믹 선언 조건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과 다른 질병의 등장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는 말아야겠습니다.
3년째 전 세계를 옴짝달싹 못 하게 하였던 이 질병이 인류에게 주는 교훈을 헤아려야 합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것을 그냥 좋아하기보다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돌이킴이 필요합니다. 속도전과 성과주의에 몰입하지 않는 세상을 꿈꾸어야 합니다. 특히 이 질병으로부터 구원에 아무런 기여도 못한 교회는 입을 다물어야 합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도 코로나19가 주는 교훈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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