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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mytwelv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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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교회08] 세상의 길이 되는 교회 - 세길교회
박정제2021.09.30
세상에는 다양한 길이 있다. 길 앞에 관형어를 붙이면 오솔길, 산길, 들길, 자갈길, 소로길, 한길, 지름길 등 사람이나 차가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길은 목적지가 아니다. 길은 한 곳에서 다른 곳을 연결하는 통로일 뿐이다. 교회는 길 되신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 공동체로 이 땅에서 목적지가 아닌 길이어야 한다. 교회는 세상과 천국을 연결하는 길이어야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교회는 일산새싹교회로 시작해 와이처치(Y-CHURCH)로, 얼마 전 세길교회로 이름을 바꿨다. 6년 동안 교회 이름을 세 번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이름을 자주 바꾼 이유는 문을 닫고 새로 세워졌기 때문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 결과였다.
세길교회 김기승 목사님은 조부님과 부친 그리고 본인까지 3대에 걸친 목사 가문이다. 동생도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뿌리부터 복음으로 물든 환경에서 자랐다. 자칫 전통에 안주하고 전통에 길들어 변화에 반응하기 힘든 요인이 됨에도 오히려 김기승 목사는 끊임없이 ‘Why-왜’를 물으며 세상을 향해 복음을 들고 길이 되기 위한 변화를 외쳤다.
29살, 일산 신도시 상가에 맨몸으로 개척 도전장을 내기까지 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하나의 생각은 ‘예루살렘에 성전이 있고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들이 왜 바벨론에 멸망 당했을까?’였다. 영원할 것이란 성전이 왜 무너졌을까? 멸망한 자리에서 물어야 했고 그 물음을 통해 건물 성전에서 말씀 성전으로 다시 태어난 계기가 되었던 역사, A.D 70년 헤롯 성전이 로마에 의해 철저하게 무너지며 교회의 주인이 건물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임을 다시 발견하였던 역사를 돌아보며 교회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목사님은 규모가 있는 교회의 부교역자로 섬길 때 바쁘게, 열심히 사역했지만 안타까움과 공허함이 남는 경험을 했다. 교회가 프로그램 중심으로 움직이며 정작 교회가 되어야 할 영혼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는 현실, 심지어 성도들의 기도 제목조차 알 수 없는 교회 현실이 답답했다. 편안함과 화려함을 기준으로 했다면 그에게 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교회가 무엇인지 고민하며 왜 교회여야 하는가를 고민하던 목사님에게 29살의 교회 개척은 어쩌면 필연적인 걸음이었다.
김기승 목사님은 교회는 늘 ‘Why-왜’를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왜 교회가 필요한가? 왜 목회자가 필요한가? 왜 이 일을 하는가?
일산새싹교회
그런 고민 가운데 일산에서 새로운 교회의 싹을 틔운다는 마음으로 개척해 교회 이름을 일산새싹교회로 정했다. 전도지 8천 장을 3달 만에 소진할 만큼 최선을 다했다. 아담한 카페 분위기의 The행복한도서관 공간을 만들어 지역 주민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한 노력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았다. S대를 다니는 친구를 초청해 공부법 강의를 기획하고 전단지를 만들어 열심히 알렸지만 한 사람도 오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봐도 한 명도 오지 않던 중 임신 중이던 사모님이 맘카페에 알려보겠다고 했다. 임신 중이라 밖에서 전도를 함께 할 수는 없었지만 일산 맘카페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활동하던 사모님의 등급이 상승해 한 달에 한 번 광고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했다. 맘카페에 도서관에서 하는 사역을 알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렇게 노력해도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이 맘카페 글로 순식간에 모집되고 활동할 수 있게 되는 현실을 만나게 된 것이다.
목사님은 그 경험으로 세상이 어디에 모여있는지 그때야 정확히 알게 되었다. 세상의 길이 되겠다고 하면서 세상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교회 이름을 바꾸게 된다.
와이처치(Y-CHURCH)
‘왜 교회인가?’
그가 끝없이 던진 질문으로 교회 이름을 바꾸고 교회가 어디에 있어야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더욱 깊이 질문하게 된다. 사람들이 도서관에 모이기 시작하며 지역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감당하기 시작했다. 나름 멋있어 보이고, 자신의 질문과도 연결된 교회 이름으로 자랑스럽게 목회를 계속해 갔다. 그 과정에서 연합이라는 기쁨의 시간도 있었고, 흩어짐이란 아픔도 겪으며 교회를 유지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개척 목회를 계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부교역자로 돌아가야 하는지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사모님의 지지가 힘이 됐다. 기도하며 조금 더 버텨보자는 사모님의 말에 힘을 내며 <걷기 시작하다>라는 특별한 전도지를 만들어 전도를 시작했다. 요나서를 중심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전도지가 아닌 특별한 전도지였다. 도서관에서 만난 분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을 때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 전도지로 복음을 전할 기회를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상을 향해 깊이, 더 깊이 다가가며 고민이 되었다.
세길교회
목사님은 와이처치(Y-CHURCH)가 영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알아들을 수 없는 이름이란 생각에 세 번째로 세길교회로 이름을 바꾼다. 그가 그렇게 뜨겁게 외치던 세상의 길이 되는 교회라는 가치관을 담아서.
세 번째 이름을 바꾸자 하나님께서는 하나의 증표처럼 영혼을 보내주셔서 세 번이나 바꾼 이름이 소중한 변화였다고 격려해 주셨다. 목사님은 이런 변화를 겪으며 3대에 걸쳐 교회 속에 살았지만 교회론이 무엇인지 정확한 이해가 없었음을 고백했다.
애굽에 살던 이스라엘이 가야 할 목표점은 가나안이었다. 가나안은 천국이 아니고 이방 문화가 도사리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교회인 이스라엘의 사명은 복음으로 도전하고 저항하며 길이 되는 삶을 사는 일이었다. 가나안의 세속 문화에 물들지 않고 성경적 가치로 세상을 물들이기 위해 교회가 무엇을 도전하고 어떻게 저항할 것인지 물으며 왜 교회인지를 세상이 알게 해야 한다.
세길교회는 세상에 길이 되는 교회로 조금씩 세워져 간다. 김기승 목사님은 교회를 보는 세상의 온도에 교회가 민감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는 현재 세상으로부터 돌팔매를 당하고 있다. 왜 교회가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목사님은 현실을 피해 숨지 않고 ‘왜 교회인가?’라고 외치며 도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개척을 했다. 세상 사람에게 예수님의 이름과 교회가 들려질 때 마음 한 자락에 희망을 던져주는 교회가 되고 싶었다.
교회 안의 온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바라보는 온도를 체감해야 한다. 요셉이 다가올 흉년의 때를 준비해 지혜롭게 넘어가듯 교회는 발 빠르게 변화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 변화의 초점을 세상 밖으로 맞춰야 한다. 교회 안으로만 향했던 시선을 세상으로 돌려야 한다. 세길교회가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 코로나 핑계를 대지 않고 교회가 변해야 하고 세상에 존재하며 세상의 길이 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복음이 필요한 땅에 복음을 연결하고 있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성공이다.’
김기승 목사님이 정의하는 성공이다. 숫자와 건물로 성공을 판단하는 가치관을 내려놓고 복음을 세상에 어떻게 연결했는가로 성공의 기준을 바꾸어야만 교회가 살아날 수 있다. 세상의 길이 된 교회가 진정으로 성공한 교회다. 세길교회는 세 번 이름을 고치면서 ‘왜 교회인가?’라는 고민의 답을 하나씩 찾아가며 세상이 찾는 기쁜 소식을 가진 교회로 세워지고 있다. 김기승 목사님은 자신이 6년 동안 고민한 바로 이 질문을 담아 『왜 교회인가?』를 출간했다.
세길 교회는 오늘도 고민한다. 세상이 어디에 있는지,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들이 있는 곳에 어떻게 길을 내 그들이 찾을 수 있는 교회가 될 수 있을지. 세길교회는 이런 고민이 사라질 때 교회가 세상의 기쁨에 동참하지 못하고 그들의 기쁨이 불편으로 다가오는 한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노래방 사건
목사님이 상가 건물 7층에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 안에 사택이 있을 때 일이다. 저녁 늦게까지 사역하고 새벽기도를 위해 잠을 청했는데 노랫소리가 들렸다.
“찰랑~ 찰랑~ 찰랑대네~~”
경쾌한 트로트 반주와 노랫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건물 4층 노래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노래방이 망했으면 하는 마음도 생기고 하나님을 향한 원망도 털어놓았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 새벽에 어떤 분이 교회를 나오기 시작했고 날마다 울면서 기도를 하셨는데 알고 보니 4층 노래방 주인이었다. 얼마 전부터 노래방을 찾는 사람이 줄어서 힘들다고 날마다 울며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목사로서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날 이후, 새벽에 4층 노래방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면 그렇게 기분이 좋고 잠이 잘 왔다. 오히려 노래방에 노래가 들리지 않으면 잠을 청하기 어렵고 근심이 돼 기도를 했다고.
‘왜 교회인가?’ 묻지 않으면 교회가 세상과 따로 떨어져 세상과 상관없는 기쁨을 구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그래서 지금도 세길교회는 ‘왜 교회인가?’를 물으며 세상의 길이 되고자 몸부림을 친다.
건물만 세우고 교회에 오라고 하는 시대는 지났다. 세길교회는 일산이라는 구체적인 지역 안에서 고민하는 영혼들의 길이 되고자 온 힘을 기울인다. 교회로 이끌기 위한 길이 아니라 그들의 필요를 어루만지고 인격적 관계를 맺어 복음이신 그리스도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고민하고 변화한다.
‘복음이 필요한 영혼들의 필요를 살피고,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교회. The행복한도서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
6년 동안 고민한 질문을 담아 책을 출간한 것처럼, 완성된 비전이 아닌, 끊임없이 고민하고 발전시켜 가겠지만 이 또한 6년의 고민이 담긴 비전이다. 교회라는 건물에 갇히지 않고, 그리스도인에 갇히지 않으며, 세상이 거부하지 않는 통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세길교회의 비전이다. 그렇게 세상의 고민에 반응하는 진정한 교회로 한 걸음씩 변화해 가고 있다.
앞으로도 세길교회는 세상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그들을 가장 가까이서 어루만지며 그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함께하며 길 되신 주님을 보여주는 멋진 세상의 길이 되는 교회로 날마다 변해갈 것이다.
왜 교회인가?
세길교회는 완전한 교회가 아니다. 교회 이름을 세 번이나 바꿀 만큼 불안전하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처절한 실수가 있는 교회다. 그러나 세길교회는 실수를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왜 교회인가?’를 고민하며 다시 일어선다. 상징과 같은 이름이라도 과감하게 바꾸며 세상의 길이 되기 위해 변화를 택하여 나가는 세상과 소통이 되는 교회다.
교회는 이 땅에서 하늘을 사는 맛과 멋을 보여주는 곳이다. 자신의 실수와 아픔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며 상처가 별이 되는 변화를 보여주는 곳이다. 세길교회는 지금 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세상의 길이 되기 위해 변화를 택하니 코로나가 왔다. 당황했지만 이 기간 세상이 다가왔다. 코로나로 교회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세상을 더 깊이 만나고 세상이 찾아오는 교회로 세워져 가고 있다. 지금도 세길교회는 매주 6명의 사람을 만나며 깊은 소통을 하고 있다. 이렇게 일대일로 만나 깊이 소통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는 목사님의 표정이 참 멋지다.
박정제 livingd@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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