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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필연
사무엘상 9:1~14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강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질서를 따라 오롯이 사는 주님의 백성 가운데에 함께 있기를 빕니다.
인생에 우연이 많을까요? 필연이 많을까요? 우연이란 인과관계가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나는 결과를 말합니다. 필연은 원인에 의하여 초래하는 결과를 말합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것은 우연이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은 필연입니다. 사놓은 복권이 운 좋게 당첨되는 것은 우연이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일한 끝에 얻는 성공이나, 게으르고 방탕하여 몰락하는 인생은 필연입니다. 인생은 우연과 필연이 적당히 조합을 이루는 예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앙 역시 우연과 필연이 서로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을 만듭니다. 성경에서는 우연을 선물(또는 은총, 믿음)이라고 합니다.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았는데도 놀라운 결과에 이르게 합니다. 구원을 설명하기에 아주 적합한 말입니다. 사람이 구원을 얻기 위하여 아무것도 한 것이 없지만 어느 날 보니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생명은 신비합니다. 이에 비하여 성경에서는 필연을 율법(또는 행위, 믿음)이라고 언급합니다. 구원 얻는 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규범 삼아 성실하고 열심히 살 때 누리는 복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이스라엘의 처음 왕 사울의 인물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베냐민 지파 기스의 아들인 그는 아버지가 잃어버린 암나귀를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최선을 다해 찾아보았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사환의 권면을 받아들여 선견자 사무엘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사울은 사무엘과의 만남을 우연이라고 생각하고 물어물어 그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사무엘은 이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필연입니다.
1989년 11월에 냉전의 유물인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시대 상황의 변화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은 역사의 필연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11월 9일에 이루어진 것은 우연입니다. 동독 공산당 대변인 샤보프스키가 ‘언제부터 동독인들이 서독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당장’이라고 답했던 것이 물꼬를 튼 것입니다. 동독 시민들이 도끼와 망치를 들고 나와 오랜 세월 분단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장벽을 부순 것입니다.
인류는 신냉전체제로 돌아서는 듯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세계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국 이기주의의 보호무역과 불안한 세계공급망은 약소국의 입지를 크게 위태롭게 할 것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이 필연입니다. 사울이 사환의 말을 듣듯 집단지성이 가동대고, 사무엘이 사울을 기다리듯 하나님의 선제적 통치가 간절해집니다.
하나님, 인류를 향한 주님의 은총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찬송: 375 나는 갈 길 모르니 https://www.youtube.com/watch?v=3kmEp520U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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