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가난한 노인들의 기쁨마저 뺏어가는 양아치들의 세계.

가족글방 희일이송............... 조회 수 29 추천 수 0 2022.07.02 10:02:32
.........
엄마의 우려가 현실이 되나 보다. 노인일자리에 나가는 우리 노모, 대선 전에 함께 일하던 노인들 사이에서 '윤석열이 되면 노인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한다. 엄마는 자주 걱정을 내비쳤다.
이제 막 팔십 줄에 접어든 우리 노모는 일주일에 3번, 3시간씩 마을을 청소하거나 풀을 매거나 또는 꽃을 심는다. 그렇게 조촐하게 노동의 시간이 끝나면 십수 명의 노인들과 나무 그늘에 앉아 수다 삼매경을 즐긴다. 농촌 노인일자리의 전형적 풍경.
그렇게 노인일자리에 '출근'하면 한 달에 28만원쯤 돈을 받는다. 그런데 엄마는 돈보다 비슷한 또래를 만나는 게 가장 좋다고 하신다. 노인일자리에 나간 후부터 세상사에 대한 엄마의 질문이 날카로워져 깜짝 놀라곤 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함께 떠들기 때문이다. 일자리에 나오는 대부분의 노인들도 마찬가지. 그 일자리마저 없다면 그들의 유일한 선택지라곤 '외로움'이다. 조용한 시골집에 혼자 틀어박혀야 하는 것.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졌을 때 노인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은 "심심해 죽겠다"였다.
작년인가 칼럼을 쓰느라 자료들을 들춰보니, 일자리에 나가는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덜 병원에 간다. 더 건강하다. 우울증과 외로움도 덜 느낀다는 조사들도 수두룩하다. 낙엽을 쓸고, 꽃을 심고, 도로변 잡초를 제거하고, 깔깔 수다를 떨면서 자존감도 챙기고 친목관계를 형성하는 탓이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할수록 빈곤율과 자살율도 줄어든다.
나도 엄마가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 일주일에 세 번 그렇게 마실 나가는 게 좋았다. 조끼를 입고 언덕을 내려가 또래 할머니들과 함께 꽃을 심고, 수다를 떠는 그 시간, 아주 소박하지만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시간이었으니까.
고용부가 엊그제 노인일자리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직접일자리의 경우 1/3 가량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우리 시골 노모의 우려가 현실이 되려는 모양이다.
나쁜 놈들. '생산성'을 이유로 가난한 노인들의 활력을 뿌리 뽑는 게 그렇게 좋냐. 이윤과 노동생산성으로 측정되지 않지만 더 소중한 노동들이 존재한다. 공동체를 가꾸고 돌보는 노동, 무시되고 지워진 존재들이 자존감을 갖게 하는 노동, 그리고 그 무엇보다 삶의 활력. 외려 노인일자리는 '돌봄 시스템'이 안착되는 방향으로 노동의 종류와 퀄리티가 강화되는 게 맞다. 이렇게 말끔 도려내는 게 아니라.
가난한 노인들의 기쁨마저 뺏어가는 양아치들의 세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06 묵상나눔 에클레시아 file [1] Navi Choi 2022-09-14 39
11305 묵상나눔 지혜 file [1] Navi Choi 2022-09-14 34
11304 묵상나눔 어제와 이제와 올제 file [1] Navi Choi 2022-09-14 29
11303 묵상나눔 file [1] Navi Choi 2022-09-14 25
11302 광고알림 (개천절) 전인치유학교 / 2022년 10월 3일 am10-pm5 주님사랑 2022-09-13 14
11301 가족글방 신앙의 장애물들 고재봉 목사 2022-09-10 48
11300 무엇이든 한가위 달 같은 하늘 아버지 품에서... file [1] 지형은 목사 2022-09-10 50
11299 묵상나눔 하나님 나라의 경제 file Navi Choi 2022-09-10 31
11298 묵상나눔 떡하나 주면 안잡아먹지 file [1] Navi Choi 2022-09-09 46
11297 가족글방 제발 아는 척하지 말라! file 고재봉 목사 2022-09-08 65
11296 가족글방 엄마와 아들 김요한 2022-09-08 47
11295 가족글방 [대전택시] 택시안에서 듣는복음들 김만승 2022-09-08 33
11294 묵상나눔 대중영성, 집단지성 file [1] Navi Choi 2022-09-08 33
11293 묵상나눔 지금도 교회와 예수는 동의어일까요? file Navi Choi 2022-09-07 25
11292 묵상나눔 이방인을 위하여 file Navi Choi 2022-09-07 17
11291 가족글방 그리스도인의 오만과 편견 file 고재봉 목사 2022-09-06 25
11290 가족글방 [새숨] 성경이 뭡니까? file Navi Choi 2022-09-05 28
11289 묵상나눔 어제와 이제, 신분과 수준 file Navi Choi 2022-09-05 19
11288 묵상나눔 구원은 선물이다 file Navi Choi 2022-09-04 13
11287 가족글방 국익 김홍한 목사 2022-09-04 13
11286 자료공유 (발췌문) "믿기만 하면 다 된다고?" 신학공부 2022-09-03 27
11285 방명록 정말 힘들어요? 하나님 저의 가정에 빛을 갚아주세요? 이종용집사 2022-09-02 35
11284 묵상나눔 주 안에서 file Navi Choi 2022-09-01 38
11283 묵상나눔 맑은 교회 file Navi Choi 2022-08-31 22
11282 묵상나눔 종말 file Navi Choi 2022-08-30 24
11281 가족글방 도시에 사람이 사나요 사람이 도시에 사나요? file Navi Choi 2022-08-30 23
11280 묵상나눔 우리 file Navi Choi 2022-08-29 17
11279 가족글방 나비생각-토마스 아퀴나스 file Navi Choi 2022-08-28 17
11278 묵상나눔 소망 file Navi Choi 2022-08-27 32
11277 무엇이든 그래서 그랬구나.... file Byoungsoo Cho 2022-08-26 44
11276 묵상나눔 돌 위에 피는 꽃 file [1] Navi Choi 2022-08-26 33
11275 묵상나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file Navi Choi 2022-08-25 24
11274 묵상나눔 목사 신랑감 file Navi Choi 2022-08-24 39
11273 묵상나눔 데살로니가교회 file Navi Choi 2022-08-23 27
11272 가족글방 씁쓸한 생각 김홍한 목사 2022-08-22 21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