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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자기 통제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됐습니다. 사는 동네에서 광화문으로 갈 때면 자주 청와대 앞을 지나곤 합니다. 개방 이전에도, 개방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전과 이후, 달라진 모습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게 달라진 점은 ‘질서’와 ‘무질서’가 공존한다는 점입니다. 개방 전에는 대통령의 근무 공간이니 통제가 있을 수밖에 없고 당연히 무질서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막무가내식 무단 횡단과 주차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좀 당황스러운 건 너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하나는 강했던 통제에 대한 반발계수가 작용한다는 생각입니다. 통제는 항상 반발계수를 만들어 냅니다. 불가피한 통제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 사회가 가능한 한 최소 통제로 질서를 세워가는 방식을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 국민도 통제 없이 스스로 ‘보이지 않는 통제선’을 설정하고 질서를 세워가려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자신을 통제하는 힘을 잃으면 밖으로부터 오는 통제가 우리 삶을 옥죌 가능성이 큽니다. 자기 통제력을 가진 성숙한 시민 의식은 우리의 자율성을 확대해 줍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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