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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8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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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30] 사재기(가수요) = 만나
김민홍 2021.03.18
“사회 불안하면 생필품 등 동나 가진자 이기심에 시장기능꼬여”
시장은 늘 상품이 넘쳐나지 않는다. 공급량은 평소처럼 정상적으로 쏟아져 들어오는데도 시장엔 물건이 귀하다. 상품이 일시적이나마 동나는 수가 더러 있다. 상품값은 가파르게 뛰고 소비자들은 웃돈을 주고도 사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른다. 소비가 바르게 작동 않고 왜곡현상을 빚어서다. 사재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재기 문화에 익숙하다. 살면서 워낙 많이 경험했던 터라 그렇다. 연평도 해전이나 북한 도발 등 국지전이 일어나면 시장엔 사재기 열풍이 불었다. 라면을 비롯해 생수 쌀 등 마트의 생필품 코너는 순식간에 텅 비어 나갔다. 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본격화될 때 일부에서는 사재기에 나섰으나 이내 수그러들었다. 사재기만큼은 우리 국민들이 이골이 났던 모양이다.
사재기가 현재진행형인 곳이 있다. 바로 재테크 시장이다. 부동산과 증시 과열은 엄밀한 잣대로 재면 사재기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이 부문에 무뎌졌거나 또는 애써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아파트만 예를 들어도 그렇다. 1년에 수십만 채 이상을 지어도 시장은 늘 공급이 달린다. 일부 투기꾼들이 아파트를 사재기해서다. 갭투자 등 기법으로 매매차익을 챙기려 해서다.
주식도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다. 단기 매매차익을 겨냥해 신용거래나 빚을 내서 주식을 샀다가 곧 바로 파는 행위가 다반사다. 이는 사재기나 다름없다. 특히 증시에 바람을 일으키면서 값을 끌어올리는 투기꾼 작전은 사재기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다.
사재기는 한자어 ‘매점매석’(買店賣惜)에서 유래 됐다. 매점은 사서 재어 놓는 것이고, 매석은 판매하지 않고 쌓아둔다는 뜻이다. 따라서 매점매석은 어떤 물건을 엄청나게 많이 사들여 팔지 않고 이를 차곡차곡 포개어 쌓아 두었다가 훗날 값이 오를 때 내다 팔아 큰 이익을 보는 행위이다. 이는 유통시장의 중간 상인들이 값을 조작하는 농간 행위로 시장 적폐 행위 중 하나다. 이를 주부 등 최종 소비자들이 벤치마킹한 게 바로 사재기다.
사재기는 가수요이다. 실제 수요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가수요는 시장 불안이 불러온다. 전쟁 발생 위험과 지진 등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등 사회가 요동을 치면 소비자들은 불안해진다. 사회적 불안은 먹거리 등 경제적 불안을 일으킨다. 마음이 불안해지면 방어 욕구가 커지고, 소비자들은 닥치는 대로 생필품을 사들이는 왜곡 소비에 뛰어든다.
성경에서도 사재기 대목을 찾을 수 있다. 만나이다. 만나는 먹는 음식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탈출한 지 한 달 반가량 지났을 무렵이다. 그들은 탈출 때 갖고 온 식량이 떨어졌다. 가나안 땅을 헤매던 광야에서다. 허허벌판에 먹을 것이라고는 밀 한 톨 없었다. 만나는 이때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매일 아침 비 오듯 내려준 특별 비상식량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만나를 하늘의 곡식, 천사들의 음식이라 여겼다. 만나는 생명의 양식이고 은총의 선물이며 하나님의 사랑이다.
만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처음 보고 놀라서 ‘이게 무엇이냐?’고 모세에게 묻는 말에서 유래한 히브리어(man hu)이다. 만나에 대한 기사는 출애굽기 16장에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만나는 이슬이 내릴 때 함께 주어졌다. 모양은 작고 둥글며 서리같이 가늘다.(출 16:14)
만나는 꿀을 섞은 과자맛에 깟씨같이 희었다.(출 16:31) 영양가가 높았을 뿐 아니라 맛 또한 좋았던 듯 싶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툭 하면 하나님께 불만을 터뜨리지만 유독 만나 만큼은 별반 항의를 하지않고 잘 받아들였다는 점이 말해 준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무려 40년 동안 만나를 공급했다. 훗날 가나안 땅에 들어가자 만나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았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매일 아침 만나를 거두었다. 안식일을 빼고 1주일 중 6일간은 규칙적으로 그것도 한 식구가 먹을 만치 분량을 걷었다. 만나는 안식일엔 내리지 않았다. 안식일을 대비해 전날 이틀 치 만나를 한꺼번에 거두었다.
만나에는 노동의 가치와 가수요 방지 철학이 담겨 있다. 하나님은 만나를 내리면서 반드시 매일 아침 광야에 나가서 줍도록 명령했다. 거저 공짜로 주지 않았다. 반드시 일해서 거두도록 했다. 작은 진주만한 알갱이를 먹을 만치 손에 넣자면 장시간 노동 을 해야 한다. 1인당 한 오멜만 거두도록 했다. 더 이상 먹지 않도록 규정했다. 몸이 아파서 만나를 거두지 못하면 예외로 했다. 한 오멜은 지금으로 따지면 2리터쯤 된다. 큰 생수 패트병 한 가득이다.
만나는 해가 뜨겁게 내리쬐면 녹아 사라졌다. 더 이상 거둘 수 없다.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만나를 담아야 하루 먹을 양식을 확보할 수 있다. 하나님은 비록 만나를 공짜로 주더라도 노동의 가치와 숭고함을 일깨워 주었다.
하나님은 사재기를 이렇게 막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욕심이 나서 만나를 규정량 이상을 주워 숨겼다고 하자. 숨겨 둔 만나는 악취가 나고 곧 바로 구더기 등 벌레가 들끓었다. 당연히 먹을 수 없다. 오히려 욕심을 부려 만나를 숨겨 두었다가는 쓰레기를 치워야 할 판이었다.
사재기는 범죄행위이다. 시장을 교란하고 왜곡해서다. 사재기는 기업 입장에서도 그리 환영할 일 못 된다. 시장은 안정을 유지하면서 커져야만 바람직하다. 시장에서 물건이 꾸준히 잘 팔려나가는 게 기업으로서는 가장 좋다. 그래야만 원료 및 자금 조달 등 생산계획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세우며 비용 절감도 할 수 있다.
수요가 폭발해 일시적으로 시장이 커지면 후유증은 반드시 치른다. 사재기는 소비자들의 지갑이 커져서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미리 사 둔 상품을 다 소비할 때까지 발길을 끊는 바람에 시장은 반드시 쪼그라든다. 재고가 쌓이고 기업은 자 금과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다.
사재기는 수요자 입장에서도 이득이 될 게 없다. 오히려 손해를 입는다. 현금이 사재기 한 상품에 긴 시간 묶여 일시적으로 쪼들릴 수도 있다. 지갑에 돈을 넣어 두면 무슨 물건이든지 제때 살 수 있다. 사재기는 그런 기회를 잃게 한다. 사재기는 또 심리적인 압박과 불안정 생활도 키운다.
사재기는 욕망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사회적 낭비이다. 필요한 시기에 제값을 치르고 상품을 사는 건전한 소비생활을 가로막는다. 사재기는 지극히 이기적인 경제행위이고 가진 자들의 약탈행위이다. 하나님은 만나를 필요 이상 줍는 행위를 금지했다. 정당하지 않고 과욕이라 했다. 만나의 정신은 남음도 모자람도 없다. 부족과 잉여를 거부한 일용할 양식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작은 만족을 가르쳤다. 사재기는 이 가르침에서 벗어났다.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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