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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8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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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32] 대체재 = 사래와 하갈
김민홍/ 주간<기독교> 2021.04.03
“버터와 마가린은 서로 경쟁관계
상호존재 인정 시장안정도 유지”
꿩 대신 닭이라 했다. 설날 떡국을 요리할 때 원래 재료는 꿩이다. 그러나 꿩은 구하기가 힘들고 비싸다. 경제학에서는 이때 구하기 쉽고 값도 싼 닭을 대체재라고 부른다. 생활 주변엔 이런 대체재가 널려 있다. 콜라와 사이다, 커피와 홍차, 버터와 마가린, 설탕과 사카린, 밥과 국수, 연필과 샤프펜슬도 서로 대체재 관계이다. 대체재는 반드시 경쟁 관계를 이룬다해서 경쟁재라고도 한다. 꼭 설탕이 귀해서 사카린을 쓰는 게 아니다. 사카린은 값도 싸고 단맛도 강하다. 대형음식점이나 유독 단맛을 높이는 상품을 만들 때 사카린을 사용한다. 대체재는 서로 밀고 당기면서 밀접하게 얽혀 있다. 대체재는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상품이다. 대체재 핵심은 시장에서 어떤 상품의 가격이 움직이면 반드시 경쟁 상품의 수요량이 달라지는 점이다. 어떤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 경쟁품인 대체재가 잘 팔린다. 반대로 값을 올린 상품은 매기가 뚝 떨어진다. 시장은 대체재끼리 경쟁구도를 만들고 가격과 수요량은 오르락내리락 춤을 춘다. 경쟁 속에서 가격안정과 시장 질서를 유지한다. 대체재의 순기능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아들을 귀중하게 여겼다. 아들 선호사상이 깊었다. 아들은 노동력이기도 했지만, 가문을 잇는다는 측면에서 그랬다. 대리모란 폐습도 그래서 생겼다. 본처가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아들이 없으면 딴 여자를 들였다. 대리모라고 불렀고 또는 첩이라고 했다. 대리모는 경제학 측면에서 보면 대체재인 셈이다.
사래는 아브람의 조카이기도 하지만 아내이다. 불행하게도 아이를 낳지 못했다. 사래는 아브람에게 미안했던 모양이다. 고민 끝에 대리모를 선택하게 된다. 여인의 입장에서는 내리기 힘든 결정이다. 그만치 자식이 절실했다는 뜻이다. 아브람은 사래에게 눈총을 주거나 자식 타령은 하지 않았다. 사래가 스스로 아브람에게 대리모 제안을 했다. 가나안 정착 10년이고, 사래 나이 70세이며 아브람이 85세 때다. 그러나 아브람은 사래한테서 자식을 기다려야 했다. 하나님의 축복을 믿고 인내심으로 버텨야 했다. 그것도 아니면 기도로 하나님한테 묻는 수순이라도 거쳐야만 했다. 아브람은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을 내렸다. 지극히 세상적인 행동이다.
사래가 아브람 침실에 밀어 넣은 여인은 하갈이다. 이방 여인이고 사래의 종이다. 하갈은 임신을 하자 교만해졌다. 아브람 집안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갈등이 생겼다. 사래는 자존심이 상했다. 사래 입장에서는 하갈은 대리모이다. 그런데 하갈은 임신을 하자 사래와 동등한 위치로 착각하고 맞장을 뜨자는 게 아닌가. 갑자기 하갈은 경쟁재로 올라섰다. 사래는 아브람과 의논한 끝에 하갈을 구박했다. 하갈은 서러움을 이기지 못해 사막으로 도망친다.
성경은 하갈이 도망한 것으로 기록했으나 이는 아브람 부부의 암묵적인 추방이다. 하갈은 헤브론 남동쪽 110킬로 지점 샘터에서 천사를 만난다. 천사는 사래의 여종 하갈이라고 불렀다. 하갈을 찾을 때 ‘사래의 여종’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여주인인 사래를 잘 섬기라고 당부했다. 천사는 하갈에게 축복까지 내렸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손을 주겠다”고 했다. 이에 하갈은 안도했다. 그리고 하나님을 칭송했다. 하갈은 “나를 살피시는 하나님”이라고 불렀다. 하갈이 하나님의 천사를 만난 샘터가 ‘브엘라헤로이’로 불리게 됐다. ‘살아 계셔서 나를 살피시는 분의 우물’이라는 뜻이다. 하갈은 다시 아브람의 캠프로 돌와왔다. 달이 차자 아들을 낳았다. 바로 이스마엘이다. 오늘날 아랍인들의 조상이다. 하갈은 대체재에서 결국 경쟁재로 올라섰다.
대체재는 경쟁재이기에 상대를 늘 견제한다. 품지 않는 법이다. 대체재는 상대를 보듬는 법이 없다. 라이벌 구조가 만들어진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살벌한 구도이다. 어느 조직이든지 라이벌 구도는 존재한다. 적과 동지가 격렬하게 부딪치는 곳은 평화가 깨진다.
라이벌은 지극히 자연적인 구도로 짜이지만 때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 기업 인사관리팀에서는 그렇게 움직인다. 조직관리를 위해서다. 라이벌 구도로 만들고 인사철마다 라이벌을 고려한다. 동기생끼리도 서로 경쟁을 시키면서 미래의 핵심 리더를 길러낸다. 미국의 GE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GE는 사장 예비 후보를 항상 두 명 이상을 두고 마지막까지 경쟁을 시켰다. 사래와 하갈은 서로 알콩달콩 살아갈 수 있었다. 하나님은 하갈에게 캠프로 돌아가라고 했다. 캠프에서 갈등하지 말고 화목 하라는 뜻이 담겼다. 사래는 하갈을 반기고 가족 품 안으로 보듬었다.
대체재는 경쟁이 필연적이다. 그래도 늘 한쪽이 기우는 법이다. 시장은 경쟁이 미덕이다. 가격 폭등을 막고 안정을 뒷받침한다. 그래서 시장에는 보완재도 존재한다. 대체재와 비교되는 물품들이다. 서로 싸우지 말고 돕고 아끼고 사랑하라는 게 신의 뜻이다.
김민홍/본지 이사장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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