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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9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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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39] 기회비용 = 요나
김민홍 주간<기독교> 2021.06.01
“욕망 앞세워 윤리 벗어난 선택
훗날 지출하는 비용 훨씬 커져”
하루 생활은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은 시간과 돈이 핵심으로 작용한다. 돈과 시간이 넉넉한 사람의 선택지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선택지는 달라진다. 인간은 경제적인 동물이라서 그렇다. 우리는 모든 일에 최소 경비를 들여서 최대 만족을 얻으려고 애를 쓴다. 그러자면 선택은 불가피하다. 선택엔 한계가 존재한다. 동시에 최적의 선택도 어렵다. 때문에 최선은 버리고 차선을 구하려 든다. 어떤 일이든 동시에 둘은 가질 수 없다. 선택과 포기는 동시 발생한다. 포기도 선택에 들어간다. 선택은 포기를 강요한다. 그래서 우리들 일상에는 포기하는 일이 많다. 선택의 반작용이라 그렇다.
포기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대목을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이라 한다. 돈을 펑펑 쓰면 저축은 포기한다. 이때 저축은 기회비용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어떤 일 중 A가치는 50만 원, B는 40만 원이라 하자. 이때 A를 선택하면 기회비용은 포기한 B인 40만 원이 된다. 선택지는 딱 둘만 아니다. C, D, E 등 다수다. 이때 C가치가 70만 원, D 60만 원, E 45만 원이라 하자. 가장 가치가 낮은 E를 선택했다고 치자. 나머지는 죄다 포기한다. 기회비용은 E를 제외한 나머지 A, B, C, D를 모두 더한 가격이 아니다. 포기한 넷 중 가장 가치가 높은 C 70만 원만 기회비용이다. 선택지가 여럿이라도 그중 가장 높은 한 개 가치만이 기회비용이 된다.
그런데 기회비용 계산에도 함정이 있다. 바로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의 구분이다. 이는 도덕적 윤리적 잣대로 따질 때 적용하는 비용이다. 윤리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면 우리는 명시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반대로 이때 비록 윤리적이고 합리적이라도 포기한 쪽은 암묵적 비용이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학생은 공부에 치중해야 된다. 이것이 학생의 존재 이유이고 가치이자 윤리 도덕의 잣대이다. 내일 시험일이면 학생은 반드시 시험 준비에 매달려야만 한다. 그런데 시험 전날 공부는 팽개치고 친구와 영화를 봤다. 학생의 만족도는 영화50, 독서30, 공부20이라고 보자. 영화 관람이 더 즐겁고 공부보다 만족도 또한 높다. 그러나 윤리적으로는 어긋난다. 이때 학생의 기회비용은 포기한 대목인 독서 30만이 아니다. 독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묵적 비용에 들어간다. 반면에 실제로 선택한 영화는 명시적 비용이 된다. 둘을 합친 80이 기회비용이다. 선택의 오류로 치르는 대가이다. 까닭은 이렇다. 학생은 훗날 재시험을 치르게 될 예정 비용이 발생한다. 이 예정 비용이 바로 영화를 본 명시적 비용이 된다. 학생은 명시적 비용(예정 비용)을 암묵적 비용에 얹어야 한다. 출혈선택이자 잘못된 선택의 보복이다. 선택의 오류로 기회비용은 암묵적 비용에다 명시적(예정) 비용까지 보태는 보복을 받는다.
요나는 하나님 명령을 어긴 예언자다. 하나님은 요나에게 ‘니느웨’라는 도시로 가라고 했다. 그 도시는 부패와 사치 방탕으로 죄의 구렁텅이에 빠졌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죄악에 가득 찬 ‘니느웨’ 백성을 구원하기로 하고 예언자 요나를 보낸다.
그런데 요나는 하나님 명령을 어긴다. 요나는 유대인이다. 유대인 입장에서 니느웨 백성은 이방인이다. 요나는 이방인을 배척했다. 구원받을 수 없는 민족이라 여기고 멸시했다. 하나님은 ‘니느웨’ 백성들에게 자비를 베풀기로 했다. 요나는 하나님 뜻을 따르지 않았다. 요나는 ‘니느웨’와 반대방향으로 갔다. ‘욥바’로 내려가서 배를 탔다. 하나님은 요나를 징벌키로 한다. 요나가 탄 배에다 태풍을 몰아쳤다. 태풍의 원인인 요나는 바다 한 가운데로 던져졌고, 큰 물고기가 삼켰다. 요나는 그 물고기 뱃속에서 꼬박 3일간 기도를 올렸다.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빌었다. 큰 물고기는 요나를 육지에 뱉어냈다. 하나님은 다시 ‘니느웨’로 가라고 명령했고, 이번엔 따랐다. 요나는 ‘니느웨’로 달려가 ‘니느웨’ 백성들에게 죄악을 회개하라고 외쳤다. ‘니느웨’ 왕과 백성들은 모두 회개하고 하나님 심판에서 벗어나게 됐다.
요나는 ‘니느웨’ 가는 길을 포기하고 ‘욥바’로 갔다. 이때 요나는 자신의 취향과 만족도에 따라 선택했다. 결코 가치와 윤리를 따지거나 합리성을 고려한 결정이 아니다. 특히 하나님 명령을 어겼다. 최선이 아니고 최악을 선택한 것이다. 잘못된 선택이다. 요나 입장에서 ‘니느웨’행 만족도는 5이고 ‘욥바’행 만족도는 10이라고 하자. ‘니느웨’행 보다 ‘욥바’행 길이 만족도 측면에서 훨씬 높다. 욥바로 가는 바람에 포기한 ‘니느웨’행 만족도 5가 암묵적 비용이 된다. 훗날 다시 니느웨로 가면서 요나는 ‘욥바’행 선택으로 들어간 예정 비용(명시적 비용)을 기회비용으로 포함하게 된다. 때문에 요나가 감당하는 기회비용은 예정 비용에다 5를 더 보태서 15가 된다. 잘못된 선택으로 기회비용이 더 늘어난 셈이다. 출혈 선택이다. 최적의 선택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선택의 함정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윤리 도덕적이며 높은 가치의 최선을 포기할 때 이를 선택의 함정이라 한다.
선택에 있어서 자신의 만족도나 편익만 따지면 안 된다. 이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만족도는 자기중심적이라서 그렇다. 규범에서 벗어나서다. 선택엔 절대로 공짜가 없다. 반드시 포기한 값이 녹아 있다. 포기 대가는 돈이 적게 들어가야 한다. 기회비용은 비단 경제학 용어이지만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적용된다.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선택은 기회비용이 적게 들어야 한다. 최적 선택으로 추가 비용은 없애야 한다.
김민홍/본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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