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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우리도 눈먼 사람이란 말이오
HG 웰스의 소설 ‘눈먼 자들의 나라’의 주인공은 산을 넘다 실족해 눈먼 사람들만 사는 마을에 떨어집니다. 그곳에서는 무엇을 본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거기서 지내다가 아름다운 아가씨와 사랑에 빠지지요. 그런데 그녀와 결혼하려면 두 눈을 포기해야 합니다. 사랑이냐 두 눈이냐, 고민 끝에 그는 그곳에서 도망쳐 나옵니다. 눈먼 것을 도무지 모르는 사람들만 사는 나라는 얼마나 어둡고 얼마나 답답할까요.
“우리도 눈이 먼 사람이란 말이오?” 눈이 밝다고 확신하는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님께 항의한 말입니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가 눈이 먼 사람들이라면, 도리어 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지금 본다고 말하니, 너희의 죄가 그대로 남아 있다.”(요 9:41, 새번역) 바리새파의 문제는 보지 못하면서도 본다고 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들은 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두고 그것이 누구의 죄 때문이냐고 따졌지요. 그들 눈에는 그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고통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집과 독선에 눈멀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합니다. 내 눈이 먼 것을 알아야 신앙의 눈을 뜰 수 있습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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