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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0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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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43] 소유권 = 막벨라 굴
김민홍 주간 <기독교>2021.07.08
“ 땅 등 부동산의 절대적인 지배권 가져
사라 무덤 땅 공짜거절 4백 세겔 지불”
소유는 가짐이다. ‘내 것’ 바로 ‘내 재산’을 말한다. 어떤 물건이든 ‘자기 것’만 가질 수 있다. 이를 소유권이라 한다. 소유권이 확보돼야만 맘대로 사용하고 처분하며 수익을 낸다. 소유권이 없는 남의 재산은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 때문에 소유권은 강한 지배력을 보장 받는다. 소유권은 물권 중 대표격이다. 일반 대중과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는 물권은 부동산이다. ‘집이나 땅 등 내 재산의 소유권’이 물권의 대표주자나 다름없다. 모든 땅은 반드시 임자가 존재한다. 땅 주인은 토지소유권의 법적 지위를 갖는다. 토지소유권은 민법에서 엄격하게 임자를 보장하는 부동산이다. 땅 주인은 토지대장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야만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땅 주인은 자기 마음대로 그 땅을 사용할 수 없다. 집을 지을 수 있는 택지나 농사를 짓는 논과 밭 등 목적에 따라 용도가 각각 정해져 있다. 국토이용관리법 등 각종 법규로 개발을 제한하고 사용마저 엄격하게 규제한다. 그린벨트도 바로 이 연장선에서 만들어졌다. 도시의 평면적 확산을 막기 위해서 제정한 규제이다. 토지소유권은 바닥 면적에만 미치는 게 아니다. 땅속 수십 미터 깊이까지 땅 주인의 소유권이 미친다. 하늘도 마찬가지이다. 지붕 위 수십 미터 높은 곳 까지 땅주인이 소유권을 행사한다. 민법에서는 땅 주인에게 지하권 지상권을 죄다 인정한다. 옥상에 설치한 이동통신 안테나도 지상권 임대료를 물어야 한다.
소유권은 부가가치를 생산한다. 노동력이 투입되므로 생산의 원동력이 되며 파이 또한 커진다. 소유권은 가치저장의 수단이 되고 팔거나 잡힐 수도 있다. 모두가 소유권을 가지려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특히 소유권은 국가가 타인의 침해로부터 보호까지 해 준다. 소유권자의 동의가 없거나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는 타인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소유권이 부당한 침범을 받으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침범자는 국가로부터 강력한 징계를 받는다.
고대국가에서 부동산 소유권은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동산만 인정했다. 유목 시대엔 가축 소유권만 두었다. 부동산 소유권은 농경시대 들어와서 인정했다. 사람들이 어떤 땅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던 정착시대에 와서 부동산 소유권은 싹이 튼 셈이다. 그것도 처음엔 집과 택지만 인정했다. 논과 밭의 소유권 인정은 훨씬 훗날 일이다.
사라가 죽었을 때다. 아브라함은 사라 무덤을 만들기 위해 땅을 샀다. 땅 주인은 헷족 에브론이다. 그는 아브라함에게 사라 무덤으로 그 땅을 거저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이 호의를 거절하고 은 4백 세겔을 주고 산다. 엄청나게 큰돈이다. 소유권을 단단히 해두기 위해서 그랬다.
그 땅이 막벨라 굴이다. 헤브론 근처 남쪽에 위치한 꽤 큰 동굴이다. 동굴 사방이 밭으로 둘러싸여 있다. 헤브론은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사라는 127세에 생을 마감한다. 이삭을 90세 때 낳았으니 이삭 나이 37세 때다. 가나안 땅에 들어왔을 때 사라 나이는 65세. 사라는 무려 62년을 가나안 땅 이곳저곳을 떠돌다 헤브론에서 눈을 감았다.
그 당시 헤브론 땅은 헷족이 지배하고 있었다. 아브라함은 말하자면 나그네 신세였다. 헷족은 노아의 3대손으로, 가나안 차남이 이룬 족속이다. 그들은 아브라함을 하나님이 동행하는 거룩한 사람으로 인정했다. 헷 사람들은 사라 무덤으로 쓸 땅을 공짜로 주려고 했다. 땅 주인은 에브론이다. 아브라함은 에브론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진정 나를 위한다면 밭 값을 다 치르고 사게 해 주십시오. 내 돈을 받으십시오.” 옥신각신 끝에 아브라함은 모든 헷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돈을 지불했다. 만약에 훗날 그 땅을 두고 후손들이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를 없앤 셈이다. 당시만 해도 땅 소유권을 밝히는 문서나 대장이 없었던 시절이라 더욱 그랬다. 아브라함은 헷 족속들을 증인으로 세웠다. 요즘으로 치면 등기를 마치는 셈이다. 우리 민사법원 창구에는 토지반환청구 소송 등 부동산 소유권분쟁으로 늘 붐빈다. 그중에서 명도소송이 압도적이다. 명도소송이란 자신의 부동산을 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비켜주지 않을 때 법원판결에 기대는 소유권 소송이다. 부동산거래 시 반드시 소유권 확인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국가에서 소유권은 맘대로 행사할 수 없다. 약간의 제한과 한계를 둔다. 소유권이 갖는 절대적인 신성불가침적인 정신과 규제 불가원칙이 깨진 셈이다. 그것은 소유권이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침해하고 특히 부익부 빈익빈의 온상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본주의에서 돈은 권력화되고, 국민을 지배하는 괴물로 변했다. 자본주의는 뒷걸음 치고 공동체 붕괴의 요인이 된다. 해서 공공 이익과 복리를 위해 법으로 묶은 것이다. 그래도 개인과 기업 재산권은 헌법에서 완벽하게 보장한다. 헌법은 개별 재산권의 사회성과 공공성 원칙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소유권은 바로 돈이다. 오래전부터 그랬다. 때문에 부동산거래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소유권 이전 등 등기관련 절차를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아브라함처럼 거저 준다고 하더라도 소유권은 단단히 챙겨두어야 한다. 돈이 움직이는 탓에 소유권은 작은 허점만 보여도 훗날 법정을 향한다.
김민홍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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