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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판단의 여유
가끔 면접위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면접에 들어온 분이 정말 맘에 들어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다음 면접자도 매우 훌륭했다는 사실입니다. 좀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했는데 첫 면접자에게 너무 높은 점수를 준 탓에 쉽지 않았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이런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면접을 보고 있습니다.
다른 예도 있습니다. 첫 면접자가 형편없었습니다. 그런데 뒤이어 만난 면접자는 첫 사람보다 월등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면접자가 객관적인 이력이나 성품 등에서 첫 번째 면접자보다 월등하지만, 두 번째 면접자에게 받은 영향 때문에 인상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선 사례를 통해 우리는 한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판단은 늘 상대적이며, 여러 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에 완벽한 평가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맞다’ ‘틀리다’는 판단 방식보다 생각의 여유를 가지고 ‘그럴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판단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아홉 가지 성령의 열매 중 자비와 양선 그리고 온유라는 열매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나 봅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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