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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일기299-10.26】 무좀 가져다 잡숴
“올해는 무가 별로 시원찮여. 인제 힘들어서 못 갖다 주니깨, 먹을 만큼 가져다 잡숴. 많이 가져가셔.”
해마다 웅이 할머니가 밭에서 김장무를 뽑는 날에는 여기저기 이웃을 불러서 무를 막 나누어 준다.
전에는 넓은 밭에 가득 무와 배추를 심으시더니 이제는 힘에 부치다며 대문에서 가장 가까운 쪽 밭에 서너고랑 심으셨다. 가물 때에는 수도꼭지에 호스를 길게 연결해 날마다 밭에 물을 줘 정성껏 가꾸시더니 무가 단단한 것이 맛있어 보인다.
아내는 무 두 개의 잎을 따 버리고 씻어서 냉장고에 넣고 나머지는 또 여기저기 필요한 사람들에 가져다 주었다. 그렇게 할머니가 농사지은 무는 건너고 건너 퍼져갔다. 우리 집 냉장고에 들어갔던 무는 무생채가 되어 밥상에 올라왔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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