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214 |
---|
[바이블노믹스53] 지하경제(비자금) = 아간
김민홍 주간<기독교>2021.10.06
세금 피하려 현금거래 감추거나 빼돌려
여리고성 전리품 숨겼다가 일가족 멸망
유독 어둠을 좋아하는 돈이 있다. 밝은 세상보다 지하로 즐겨 찾아든다. 이 돈은 늘 꼬리를 감추려 든다. 흔적이 남으면 치명적이다. 반드시 잡힌다. 때문에 이 돈은 꼭꼭 숨는다. 지하경제가 춤을 추도록 부추긴다. 이런 돈은 경제 흐름도 나쁘게 만들고 부패에 앞장선다. 이래서 검은돈이라 부른다.
검은돈이 숨는 까닭은 세금이다. 세금을 덜 내거나 아예 내지 않으려고 숨는다. 또 정부의 법망을 피한 거래를 하자면 지하로 숨어야 한다. 자금출처와 흐름을 세무나 금융기관에서 파악이 어렵게 만든다. 교묘하게 움직이는 탓에 법망까지 흔들어 댄다. 흔히 지하경제라 하면 조폭이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이나 불법도박장을 떠올린다. 그렇지 않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도 수익을 숨기려 든다. 이렇게 뒤로 빼돌린 검은돈은 지하경제의 젖줄이 된다.
일반 샐러리맨이나 가정주부들도 지하경제를 부추기는데 한몫을 한다. 자신들이 전혀 모르는 새 지하경제에 가담한다. 바로 현금거래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현금거래는 혜택을 입는다. 상인이 값을 깎아 주거나 덤을 얹어 준다. 그 대신 구매자는 현금영수증을 챙기지 않는다.
상인들은 현금을 받으면 거래를 누락시킬 여지가 생긴다. 동시에 소득 흐름마저 숨기게 된다. 상인들은 이때 부가가치세는 물론 소득세까지 물지 않아 이득을 볼 수 있다. 소비자는 같은 값이라도 카드를 긁을 때보다 이득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이때 주고받은 현금은 거의 검은돈으로 탈바꿈 한다. 동시에 지하경제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세무당국은 현금거래를 눈치조차 채지 못한다. 법인도 지하자금의 젖줄 역할을 더러 한다. 매출누락 등 회계 장부 조작으로 비자금을 만든다. 임원 등 경영진의 횡령, 배임 등 회계부정으로 숨긴 돈도 지하경제의 가닥이 된다.
지하경제는 명백한 위법이다. 그런데도 지하경제엔 늘 검은돈이나 비자금이 춤을 춘다. 오히려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한다. 단속은 항상 뒷북이며 법망도 절묘하게 피해 나간다. 때문에 지하경제 규모는 제대로 파악이 안 된다. 추정조차 제각각이다. 오스트리아 린츠대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교수는 각국 지하경제 연구의 권위자이다. 그가 추계한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GDP의 25% 정도로 내다본다. 이 추계로 기준하면 2020년 기준 4백 조가 넘는다.
성경에 등장하는 지하경제의 원조는 아간이다. 그의 범죄행위는 여호수아 7장에 자세히 기록됐다. 그는 물욕에 눈이 어두었다. 하나님이 금지한 전리품에 손을 댔다. 그것도 땅속 깊은 곳에다 감추었다가 발각된다. 아간은 글자 그대로 비자금을 만들고 땅밑 경제에 손을 댔다.
여리고 전쟁은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서 치룬 첫 전쟁이다. 하나님은 첫 출진에 나선 이스라엘 군에게 엄명을 내렸다. 여리고 전쟁에서 얻게 된 모든 전리품은 개인적으로 소유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공적인 재산이라 죄다 하나님 창고에 넣도록 명령했다.
아간은 이 하나님 엄명을 어겼다. 이스라엘 군대의 핵심리더가 명령의 무게를 제대로 인식 못했다. 책임성 결여로 진단하기보다 아간의 물욕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봐야 한다. 아간은 여리고성 함락 후 마음에 든 전리품 몇 점을 슬쩍했다. 특히 그 전리품은 자신의 장막 가운데 땅속 깊숙이 숨겼다.
아간이 땅 밑에 감춘 전리품은 시날 산의 아름다운 외투 한 벌과 은 2백 세겔과 무게가 50세겔에 달하는 금덩어리 하나이다. 요즘으로 치면 매출을 속이고 빼돌린 은닉자금이다. 아간의 범죄는 후폭풍이 거셌다. 하나님의 진노가 이스라엘 군대 전체에 미쳤다. 이스라엘 군은 여리고성 함락의 여세를 몰아 이웃한 아이성을 치려했다. 그런데 아이성 전투에서 이스라엘 군은 대패했다. 정예군 3천여 명이 스바람 지역까지 후퇴를 하는 등 전사자도 속출했다. 아이성은 여리고성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성인데도 참패한 것이다.
여호수아는 아이성 참패 원인이 바로 아간의 비자금 때문이란 사실을 밝혀낸다. 여호수아의 처벌은 단호했다. 비자금을 만든 아간은 물론 그의 가족 친지들까지 동시에 처형했다. 그것도 백성들이 아간을 아골 골짜기로 끌고 가서 돌로 쳐서 화형까지 시켰다. 아간이 소유한 모든 재산은 몰수한 후 태웠다. 여호수아 통치시대 가장 수위 높은 처벌이었다. 아간의 후손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됐다.
현대에도 그렇다. 비자금 만들고 지하경제에 머물다가는 거의 패가망신한다. 그것은 조세정의에 어긋나고 건강한 경제활동을 해치는 행위라 그렇다. 돈이 지하에서 활개를 치면 지하경제의 파이는 날로 커진다. 돈이 공장건설이나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국가경제 발전에 쓰일 수 없다. 또 지하경제가 성행하면 은행 등 금융시장의 돈 흐름은 방해 또는 왜곡된다. 기업 자금조달은 날로 어려워진다. 이뿐만 아니다. 국민 개개인도 은행보다는 사채시장이나 고리채에 의존하는 역기능이 초래된다. 궁극적으로 지하경제는 국가경제를 불황에 빠트리고 망치는 해악의 원흉이다. 지하경제는 건강한 국가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지구촌 경제는 한 덩어리로 움직인다. 검은돈은 테러 등 불법집단으로 흘러들어 지구촌 평화를 깨트리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구촌은 지하경제 양성화에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지하에 웅크리고 있는 돈을 밖으로 끌어내 햇볕을 쪼이려는 노력에 세계 각국이 공동전선을 편다. 큰 현금이 움직이면 각국의 금융 및 세무기관은 현미경 들이대듯이 자금 추적에 나선다. 지하경제 양성화는 지구촌의 공동과제이다.
김민홍/본지 이사장 cnews1970@naver.com
|
혹 글을 퍼오실 때는 경로 (url)까지 함께 퍼와서 올려 주세요 |
자료를 올릴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이단 자료는 통보 없이 즉시 삭제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