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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들이 벌이는 전쟁에 신을 끌어들인다. 추악한 전쟁을 신의 뜻으로 만들어 聖戰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가장 추악하고 잔인한 전쟁이 종교전쟁이라”고 한다. 그러나 종교전쟁은 없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전쟁에 신을 끌어들였을 뿐이다. 신을 끌어들여 전쟁의 명분을 만들고 신의 뜻이라 한다. 전사자들을 순교자라 칭송한다. 그리고 신에게 전쟁에서 승리하게 해 달라고 진심으로 빈다. 참으로 교활하면서도 참으로 우매하다.

콘스탄티누스는 막센티우스와의 전쟁에 신을 끌어들였다. 그리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한 것으로 믿었다. 프랑스인들은 백년전쟁에 잔 다르크를 통해서 신을 끌어들였다. 가장 전형적인 종교전쟁이 독일에서 가톨릭과 개신교가 충돌한 30년 전쟁(1618-1648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전쟁이 정말 신앙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이었을까? 당시 가톨릭 국가였던 프랑스는 역시 가톨릭을 신봉하는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가를 견제하기 위하여 개신교 편에 섰다. 전쟁이 종교를 구실로 한 세력 다툼이라는 명백한 증거다. 이렇게 서양인들은 같은 기독교 국가들 간의 전쟁에도 신을 끌어들였다. 이슬람교 국가와의 전쟁이라 할 십자군 전쟁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십자군의 가슴에는 커다란 십자가가 그려져 있었다. 우리나라 임진왜란 때, 고니시가 이끄는 기리시 부대도 십자가를 새긴 군기를 앞세웠다.

전쟁터에서 사용된 십자가의 모습은 강하고 위압적으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아! 비극이다. 고난의 상징이요, “내가 죽자”는 상징이 십자가인데 이렇게 전쟁터에서 사용되다니.

전쟁터의 십자가를 어떻게 표현할까? 크고 우람하게 표현할까? 피 묻은 십자가로 표현할까? 전쟁터의 십자가야말로 울고 있는 십자가다. <슬픔의 십자가>다.

- <십자가 묵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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