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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일기314-11.10】 색깔이 이쁜 가을
산을 오르다 말고 가만히 서서 마음을 모으고 산을 가만히 바라본다. 우리나라 가을은 정말 색깔이 이쁘다. 노란 은행나무, 갈색으로 물든 참나무, 잎이 다 떨어진 감나무, 여전히 푸르른 소나무, 반쯤 물든 느티나무,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다양한 나무들...
밭에는 무와 배추가 막바지 살을 찌우는 중이고, 고추는 빨갛게 익어가고, 주인의 허락도 없이 밭에 들어오는 고라니를 막기 위해 쳐 놓은 그물망, 고구마를 캔 밭의 흙.... 크게 심호흡을 하며 가만히 가만히 내 눈에 들어오는 가을을 마음껏 음미한다. 마치 감미로운 차 한잔을 음미하며 마시듯이...
누군가가 멀리서 나를 보았을 때, 가을의 한쪽을 가만히 서서 채우고 있는 풍경으로 보아주면 좋겠다. 그렇게 오늘 산행에서 나는 가을 풍경이 되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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