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탐식의 변증법

가족글방 Navi Choi............... 조회 수 40 추천 수 0 2022.11.19 08:16:26
.........

8599_5014_926.jpg

월터 덴디 새들러 <수도사의 식사> 캔버스에 유채, 1923


영화 <바베트의 만찬>(1987, 가브리엘 액설 감독)은 진실한 한 끼 식사가 공동체 평화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배경은 덴마크 서해안 외진 청교도 마을. 이 마을의 목사에게는 경건한 두 딸 마르티나와 필리파가 있다. 그중 필리파를 연모한 파리의 오페라 가수 아쉴, 그는 필리파를 사랑하지만 결실을 얻지 못하고 35년이 지난 후 이 영화의 주인공 바베트를 자매에게 보낸다.

당시 프랑스의 혼란한 정세에서 남편과 아들을 잃고 쫓기는 신세였던 바베트. 그런 바베트는 두 자매의 집에 몸을 의탁하고 무보수 가정부가 되어 마을 노인들의 식사 수발을 돕는다. 그렇게 15년이 흐르며 뜻밖의 행운이 바베트를 찾아온다. 1만 프랑의 복권에 당첨된 것. 이제 바베트는 파리로 돌아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자매들은 아쉽지만 그녀를 보내야 한다. 그런데 바베트가 목사의 탄생 백주년 기념 만찬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바베트는 한 주간 파리를 다녀오며, 진귀한 음식 재료들을 구해왔다. 검소를 미덕으로 알고 살아온 자매는 당황했다. 그동안 지켜온 청교도의 검소한 삶에 흠집이 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만찬 날, 마을 주민들은 전에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고급 음식 앞에서 당황했지만, 식사가 진행되면서 미식의 즐거움에 차츰 젖어들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서로에게 불화했던 마음도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고, 감춰두었던 위선과 거짓과 미움을 서로 고백했다. 자연스럽게 이해와 용서가 뒤따랐다. 마침내 만찬이 마쳤을 때, 그들은 사랑을 회복하였고 모두 행복해했다.

손님들이 다 돌아간 후 자매는 바베트에게 칭찬과 감사를 표하였다. 그제야 바베트는 이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재산을 다 소비했음을 밝힌다. 가장 불행했을 때 자신을 맞아준 사람들과 그들이 섬기는 바닷가 외진 마을 주민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단호하게 포기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 인간을 위해 기어이 자기의 모든 것을 희생하신 그리스도의 정신을 본다. 바베트의 만찬은 그리스도의 만찬과 잇닿아있다. 과소비가 아름다운 것은 이런 경우밖에 없다.

우리는 식탐을 자극하는 홍수의 시대를 살고 있다. 탐식에 빠진 자의 특징은 ‘다른 이에 대하여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본래 식탁이란 둘러앉은 이들과 삶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자리이다. 인생과 우정과 자연과 예술 등 다양한 주제가 식탁에 올라 나눔과 소통을 통하여 삶을 성숙시키고 윤택하게 하는 곳이다. 탐식에 빠진 자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감사가 없다’는 점이다. 땀 흘려 수고한 농부에 대한 고마움과 결실에 이르는 과정에 함께한 자연에 대한 감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공간이다.

오늘 내가 과도하게 섭취한 음식은 굶주린 어린이들이 먹어야 할 음식이었을 수도 있다. 장 드 톨레도(Jean de Toledo)는 “칼로 죽은 사람보다 탐식으로 죽인 사람이 더 많다”고 하였다. 바실리 페로프의 <수도원의 식사>(1865~1876), 월터 덴디 새들러의 <수도사의 식사>(1923)에 어린 러시아와 영국 종교의 부패와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1885)이 비교된다. 스스로 가난에 이르는 삶, 스스로 불편을 감수하는 삶이 세상을 구원한다.

최광열

미술평론가. 미술에 깃든 이야기를 끄집어내 벗들과 소통하기를 즐겨한다. 그의 담론에는 역사와 종교가 있어 그 재미와 의미가 더 쏠쏠하다. 담을 허물고 경계를 건너 성큼성큼 다가오는 세상을 추구하는 그는 하늘교회 목사이다.

출처 : 아름다운동행(http://www.iwithjesus.com)

http://www.iwithjesus.com/news/articleView.html?idxno=8599&fbclid=IwAR3ih-g8cehXn5TiF47AsviStUwN8bbLc-m8W6qNGa2PEQ5oMLpeb_-3lAA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31 무엇이든 슈바이처 박사님의 일화 김용호 2017-04-05 247
10430 무엇이든 마음에 두고픈 열 가지 김용호 2017-04-05 154
10429 무엇이든 친절의 가치는 2천 억 원 김용호 2017-04-05 122
10428 무엇이든 마더 테레사의 재산은 사랑 김용호 2017-04-05 108
10427 뉴스언론 한국교회 박근혜식 목회 유형 5가지 정대표 2017-03-28 140
10426 뉴스언론 중국 사드 보복, 선교사들 오들오들 정대표 2017-03-25 66
10425 칼럼수필 이승만의 거짓말 [2] 두레박 2017-03-24 175
10424 광고알림 전국 목회자 후원 미사랑선교회 스타반 2017-03-23 403
10423 뉴스언론 원수의 거짓말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 3가지 정대표 2017-03-23 90
10422 뉴스언론 기독교 단체가 정말 편의점보다 많았다 file 정대표 2017-03-22 91
10421 무엇이든 한국교회, 전환점에 서다 정대표 2017-03-21 63
10420 칼럼수필 웃었다 정대표 2017-03-20 73
10419 광고알림 발성(음성)클리닉 4월강좌안내 소망 2017-03-19 29
10418 뉴스언론 박근혜는 죄가 없다 최태민 2017-03-19 124
10417 뉴스언론 [박재순 칼럼] 닭 울음: “꼭 깨요” 정실장 2017-03-19 67
10416 광고알림 2017한미준21 세미나 - 미래를 창조하는 탁월한 교회 핵심전략 정실장 2017-03-17 44
10415 무엇이든 학대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 saip75 2017-03-16 32
10414 뉴스언론 한국에서 유투브가 느린이유 file 정실장 2017-03-16 116
10413 뉴스언론 망할 교회의 징조 서대표 2017-03-15 144
10412 뉴스언론 김동호 목사, 대통령의 모르고 지은 죄 더 나빠 서대표 2017-03-14 177
10411 뉴스언론 촛불집회부터 탄핵 선고까지, 기독교는 어디 있었나 서대표 2017-03-11 174
10410 광고알림 교회 전도집회를 위해 찾아가는 연예인 선교단체 file 강병규 2017-03-10 85
10409 광고알림 3월KCP영광사역학교 : 죠지 알라데오바 목사 위대한 영광과 기름부음(3.13-15) 밀알 2017-03-02 124
10408 광고알림 30개 언어 무료강좌 오픈합니다. 선교사 2017-02-28 75
10407 광고알림 목회자 까페개설에 동참을원합니다 까페 2017-02-24 97
10406 무엇이든 발성(음성)클리닉 3월강좌안내 소망 2017-02-19 71
10405 광고알림 사이버총회신학원 모집공고(학비전액무료) 사이버신학 2017-02-17 253
10404 광고알림 템플턴신학대학 목회대학원 모집공고 템플턴 2017-02-17 67
10403 무엇이든 [세미나] 나는 좋은 남편입니다. saip75 2017-02-17 59
10402 무엇이든 [세미나] 지나치게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saip75 2017-02-17 51
10401 광고알림 2월KCP영광사역학교 : 에바레스트 목사 영광의 빛과 돌파의 능력 세미나(13-15) 밀알 2017-02-11 191
10400 묵상나눔 사이버신학에서 강의교수님 모십니다 정복영 2017-01-29 102
10399 무엇이든 1006개의 동전 김용호 2017-01-27 162
10398 무엇이든 가슴 따뜻한 좋은 글 김용호 2017-01-27 205
10397 무엇이든 유전무죄 무전유죄 김용호 2017-01-27 111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