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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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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노믹스57] 겉치레 회계 = 야곱과 리브가
김민홍 주간<기독교>2021.11.17
염소가죽과 에서 겉옷으로 이삭 속여
장부조작은 폭망 불러 윤리경영이 정답
화장은 여인의 자기표현이다. 과시이자 자존심이다. 화장하는 여인의 모습은 아름답다. 집중력이 놀라울 정도이다. 절로 미소가 나온다. 어떤 작가는 화장은 자기도취라고 했다. 셰익스피어는 하나님한테 물려받은 얼굴을 전혀 다른 낯짝으로 만든다고 했다. 여인의 얼굴도 그렇고 쓰던 물건도 손길이 스치면 번쩍번쩍 광이 난다.
기업의 회계장부도 손을 대면 깔끔해진다. 적자투성이 장부를 이리저리 건드려서 흑자로 뻥 튀긴다. 실제보다 이익을 크게 부풀리는 회계 조작이다. 이를 분식회계라 한다. 장부에 여인의 얼굴처럼 분을 바른다는 뜻이다. 화장발이고 겉치레 장부이다. 분식회계는 한마디로 기업 장부 숫자를 조작하는 행위이다. 한자로 보면 분장할 때의 분(粉)자에 ‘장식하다’ 할 때 식(飾)자이다. 고의로 가짜 장부를 만드는 것이다. 재무구조와 경영성과가 단박에 좋아진다. 분식회계는 한때 국내외 기업들이 폭넓게 애용했다. 결과는 법의 심판을 받거나 끝내 도산의 길을 걸었다. 특히 한국은 외환위기 때 수많은 기업이 도산한 배경엔 이 겉치레 회계가 존재한다.
반대로 역분식도 있다. 매출을 줄이고 매입을 늘리는 등 이익을 줄인다. 세금의 적게 내려는 절세작전으로 쓰인다. 또 기업승계 과정에서 법인평가를 낮추거나 경영전략 차원에서 그런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것 또한 꼼수이다. 기업은 적자를 속이려는 유혹을 받는다. 분식회계는 마약이다. 한번 손을 대면 그 달콤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때 국내 기업들은 분식회계에 물들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행으로 여겼다. 특히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기에 분식회계의 손짓에는 허약했다. 외환위기가 갑작스럽게 들이닥치자 기업들은 분식회계에 손댈 틈도 없이 무너졌다.
하나님은 이삭 집안의 정통성엔 야곱을 찍었다. 리브가가 에서와 야곱을 잉태했을 때 말씀하셨다. 이 내용은 이삭이 알지 못했다. 단지 리브가를 통해서 들었을 법하다. 이삭 입장에서는 에서가 더 좋았다. 부인 리브가가 하나님을 앞세워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삭은 에서가 서열상 맏아들이라 순리 상 장자에게 축복을 내리기로 했다. 에서에게 사냥으로 음식을 만들고 축복식을 준비하라고 일렀다. 이를 알아챈 리브가가 음모를 꾸민다. 그것은 야곱을 에서로 위장시켜 이삭의 축복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이삭은 나이가 들어 눈이 어두웠다. 촉감, 후각 등 예전보다 떨어졌다. 리브가는 이삭의 떨어진 감각을 이용 했다. 에서는 몸에 털이 많았다. 이를 감추기 위해 야곱의 팔뚝에 염소 털을 덧 씌웠다. 또 에서의 겉옷을 야곱에게 입혔다. 사람마다 체취가 다르기 때문이다. 리브가의 용의주도한 속임 전략이다. 리브가는 야곱에게 살찐 염소 한 마리를 잡아오도록 한다. 에서가 사냥감을 가져 오는 시간보다 먼저 별미를 만들었다. 그런 후 에서로 변장한 야곱을 이삭 방에 들여보낸다. 리브가의 속임수는 완벽했다.
이삭은 야곱이 ‘아버지여’라고 부르면서 방에 들어섰을 때 흠칫했다. 기다리던 에서가 예상보다 빨리 왔고 또 느낌이 달랐다. 이삭은 ‘네가 누구냐’고 물었다. 야곱은 그 자리서 에서라고 대답하는 동시에 축복을 요구했다. 그래도 미심쩍었던 이삭은 사냥감을 어떻게 속히 잡았느냐고 재차 물었다. 야곱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대답했다. 이삭은 그래도 에서가 아니란 느낌이 들어 촉감과 후각을 동원한다. 야곱의 팔뚝을 만져보고 가깝게 불러서 체취마저 맡는다. 이삭은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 끝에 야곱에게 축복을 내린다. 그 축복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땅의 곡식과 가축이 불어 엄청난 재물을 쌓는 것이다. 또 하나는 후손이 강대한 국가를 건설하는 것 이다. 에서는 동생 야곱에게 장자권과 축복권 마저 빼앗긴 셈이다. 장자권은 경솔한 탓이고 축복권은 어머니 리브가의 음모와 사기에 걸렸다. 그러나 이는 하나님의 뜻이라 인간이 맘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단지 여기서 하나님의 뜻이 순리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이삭도 그랬고 리브가 및 에서와 야곱 등 모두 잘못했다. 무리와 경솔 탐욕 음모 등 인간의 죄악이 고스란히 담겼다.
분식회계 장부도 따지면 사기행위이다. 기업의 회계장부(재무재표)는 그 회사의 성적표이다. 그 법인의 실력과 능력을 증명하는 핵심적인 기준 잣대이다. 은행을 비롯한 채권자들은 기업의 회계장부를 보고 투자결정을 내린다. 증시에서 주식투자자들도 법인의 재무재표를 열심히 들여다 본다. 거기다가 세무당국도 이를 보고 세금을 매긴다. 분식회계는 들통나면 폭망의 치명상을 입는다.
적자가 거듭되면 기업은 부실해진다. 경영자는 파산의 위기를 느끼게 된다. 일시적인 위기모면 방안으로 재무재표 여기저기 손을 댄다. 은행 등 채권자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다. 출구전략으로 기업은 분식회계로 연명한다. 지속되면 부실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 한다. 이쯤 되면 분식회계는 회계부정이고 경제범죄 행위에 들어간다. 구제 받을 수 없다. 그것은 고의성 때문이다. 채권자들을 비롯한 이해 관계자들을 속였기 때문이다. 부실의 늪에 빠지기 전에 구조조정으로 은행 등 채권자들과 투자자들의 손해를 덜 입혀야 마땅하다. 그것이 기업의 윤리이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도 분식회계의 폐단을 절감하고 감시를 강화했다. 또 기업내부도 감사기능과 회계법인의 강화로 겉치례 회계는 설 땅이 좁아졌다. 그러나 이런 규제나 감시보다는 더 강조되는 대목이 있다. 그것은 기업 스스로 자정노력이다. 기업은 건강하고 장수해야 한다. 회계의 투명성 공정성 개방성 등 윤리경영만이 해결책이다. 회계장부의 속임과 조작 등 사기성은 금물이다.
김민홍/본지 이사장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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