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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일기326-11.22】 굴러다니는 호박
뜬금 없이 며칠 전부터 동네 골목길에 호박 한 덩이가 굴러다닌다. 사람들이 발로 차고 다니는 것을 주워서 주차 방지턱 위에 올려놓았다. 버림받은 것인지 누가 흘리고 간 것인지...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호박이 깨지면 골목길이 지저분해지니 우선 아무데나 올려놓았다.
저 호박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단단한 것이 상해서 버린 것은 아닌 것 같다. 저 호박 한 덩이를 하나님께서는 비와 바람과 벌과 나비를 보내 주시고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맞추고 밤에는 별빛으로 새벽에는 이슬로 한낮에는 햇볕을 쪼이고 사람이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화학작용과 세포 분열을 시켜서 저만큼 키워 놓으신 것이 아닌가.
누구든 호박을 얼른 모셔 가기를.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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