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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일기335-12.1】 화장실 묵상
문을 열면 북풍한설 찬바람이 쳐들어오는 날 아랫배가 싸르르 아파 나는 1초의 고민도 하지 않고 화장실로 달려가 앉았다. 한바탕 변기에 폭탄을 투하하고 잠시 앉아서 숨을 고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렇게 추운 날 엉덩이를 까고 편히 앉아 거사를 치루어도 춥지않은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감사가 절로 나온다.
중학생 때까지 나는 ‘변소’라는 곳에서 똥을 눴다. 겨울에는 똥을 누면 차곡차곡 쌓이면서 얼어 똥탑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막대기로 밀어서 똥탑을 무너뜨려 준다. 겨울에 변소에서 일을 보면 정말 엉덩이가 시렸다. 안양에서, 인천에서, 보은 산골짜기에 살면서도 아래가 다 보이는 푸세식 화장실은 겨울에 정말 추웠다.
그런데 이렇게 비록 온수는 안 나오지만 비데까지 달린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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