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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국밥
요한일서 5:1~12
우리나라 식사의 기본은 밥과 국인데 이를 한 그릇에 섞으면 국밥이 됩니다. 국밥은 다른 나라에서는 여간해서 보기 힘든 음식입니다. 삶에 지치고 허기진 이들이 즐겨 먹는 서민 음식입니다. 특히 국밥은 바쁠 때나 난리 중일수록 아주 효율적인 음식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때 대구에 피난민이 몰렸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배식을 해야 하는 시국에 국밥은 아주 탁월한 효자 음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바쁘고 위중한 형편에서도 양반 출신 피난민들은 신분에 맞는 대우를 받고 싶어 했습니다. 양반이 상놈처럼 어찌 밥과 국을 한데 말아 먹을 수 있느냐는 억지의 발상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음식이 ‘따로국밥’입니다. 밥을 국에 말지 않고 국과 밥을 서로 다른 그릇에 담아내는 음식말입니다. 요즘은 소뼈를 오랫동안 고아낸 국물에 양지머리를 넣어 더 끓이고 소금과 후추와 파와 마늘과 고추가루 등을 양념하여 30분 정도 더 끓여서 내어놓습니다. 따로국밥은 단순히 음식 종류를 말하지 않습니다. 한데 섞이지 못해 동떨어진 행동거지에 해당하는 사람을 이르는 사회학적인 용어로도 차용되고 있습니다.
요한은 빛과 어둠, 하나님과 세상을 충돌 개념으로 전제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와 세상의 관계를 투쟁 관계로 설명합니다. 세상의 가치에 굴복하거나 적당히 타협하는 일은 믿음의 세계에서 불가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가 지향하는 가치와 세상이 추구하는 것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욕망을 충족하여 행복에 이르라고 유혹하지만, 성경은 욕망을 버려 자족하는 삶을 살라고 가르칩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 5:4).
믿음은 세상과 다른 가치를 살게 하므로 충돌을 유발케 합니다. 이 충돌에서 이기게 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바울도 이를 응원합니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한 증언을 하였도다”(딤전 6:12).
요한은 세상과의 싸움에서 승기를 확신하며 응원합니다.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자가 아니면 세상을 이기는 자가 누구냐?”(요일 5:5)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느니라”(요일 5:12).
세상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그리스도인뿐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은 세상의 어느 영웅호걸도 하지 못한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신앙생활이란 신앙 따로 삶 따로인 따로국밥이 아니라 한데 나오는 국밥 같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 각자도 연대와 협력해야 세상을 이깁니다. 따로국밥으로는 세상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영원을 부정하고 절대자를 비웃는 패악한 시대에도 하나님의 진리와 평강을 변함없이 추구하며 빛으로 살고자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사랑의 주님께서 동행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하나님, 오늘 교회가 비난받는 이유는 믿음과 행위의 일치를 보이지 못한 탓입니다. 신행일치의 삶을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찬송 : 93 예수는 나의 힘이요 https://www.youtube.com/watch?v=j5BHc2fASfw
2022. 12. 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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