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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회
민수기 9:1~14
살다 보면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시내 광야의 이스라엘 자손은 유월절을 지키고 시내 광야를 출발하였습니다. 이집트를 떠난 때가 일 년 전 유월절이니 지난 한 해 동안 이스라엘 자손은 홍해를 건너고 시내 광야에 이르러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율법을 받고 회막을 지으며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이스라엘이 출발하려는 즈음에 유월절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부득이하게 유월절을 치르지 못한 이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사람의 시체로 말미암아 부정하게 되었거니와 우리를 금지하여 이스라엘 자손과 함께 정한 기일에 여호와께 헌물을 드리지 못하게 하심은 어찌함이니이까?”(민 9:7) 이에 모세는 하나님께 물었고, 하나님은 여행 중에 있거나 주검을 만져 부정하게 된 이들이라도 “둘째 달 열넷째 날 해 질 때에 그것을 지켜서 어린 양에 무교병과 쓴 나물을 아울러 먹을 것이요”(민 9:11 새번역)라고 기회를 주셨습니다.
유월절은 언약 백성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자손의 정체성의 출발점입니다. 유월절 없는 이스라엘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유월절을 지키는 행위는 ‘하나님이 나의 구원주이시다’는 고백입니다. ‘오늘 내 삶의 존재는 하나님의 은총에 기초합니다. 주님이 나를 살게 하셨습니다’는 신앙고백입니다. 그러므로 혹여 불가피한 일로 유월절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라도 한 달 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융통성을 배웁니다. 하나님은 원칙에 메인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융통성과 배려를 배격하고 원칙주의자 하나님을 강조하려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신앙의 정통성과 보수성과 경건을 강조하는 자일수록 하나님을 원칙에 묶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그런 행위가 하나님의 뜻을 왜곡할 수 있음을 인지하여 조심하여야 합니다. 하나님은 처음 기회를 상실한 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시는 분이십니다.
뿐만 아니라 유월절의 하나님은 민족과 인종을 가리지 않으십니다. 외국인도 유월절의 하나님, 구원의 하나님을 인정하여 유월절 지키기를 원한다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너희들과 함께 살고 있는 외국인이 나 주에게 유월절을 지키고자 할 때에도, 그는 유월절의 율례와 규례를 따라야 한다. 그 땅에 몸붙여 사는 외국인에게나 그 땅에서 난 본토인에게나 같은 율례가 적용되어야 한다”(민 9:14 새번역) 이스라엘 공동체는 열린 공동체입니다. 혈통과 민족과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고 본질입니다.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 두 번째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을 경배합니다. 신앙이 형식화되지 않기를 노력하겠습니다. 본질로부터 이탈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스도인의 분명한 정체성인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헌신을 잘 견지하겠습니다.
● 찬송 265 주 십자가를 지심으로 https://www.youtube.com/watch?v=YPN5TbZ7dVo
2023. 1. 15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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