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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나쁜 지식인
마태복음 1: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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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과 믿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알기는 하여도 믿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믿으면서도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앎은 믿음과 연동될 때 참지식이 되고, 믿음은 앎을 동반할 때 능력을 발휘하는 믿음이 됩니다. 믿음 없는 지식은 장사꾼의 지식이고 지식 없는 믿음은 천한 미신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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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마 2:2).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예루살렘 성에 와서 태어나신 왕께 경배를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이끌어주던 별을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마땅히 유대인의 왕은 예루살렘에서 태어날 것이라는 상식에 의존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일로 예루살렘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모반이고 역모였습니다. 로마 치하의 세상에서 현재 왕은 헤롯이었고, 그는 권력 쟁취와 유지에 남다른 사악함이 있었습니다. 헤롯은 왕립 지식인을 모아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겠느냐?”(마 2:4)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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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지식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확하게 “유대 베들레헴”이라고 짚어 말하며 그 근거로 미가와 에스겔 선지자의 글(미 5:2, 겔 34:23)을 제시하였습니다. 지식이란 희미한 것을 확실히 알게 하여 행동에 이르게 하는 역동성을 갖습니다. 하지만 예루살렘 지식인들은 그동안 알고 있으면서도 꿀 먹은 벙어리 행세만 해왔고. 그후에 행동에 이르지도 않았습니다. 새 왕의 탄생이 헤롯의 노를 발할 것을 알던 그들이기에 좋은 게 좋고, 지금 누리는 평화에 머물고자 하였습니다. 삶에 변혁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지식, 한마디로 나쁜 지식인입니다. 헤롯 궁을 찾아온 동방박사들이 아니었다면 입도 뻥긋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동안 아는 것도 말하지 못한 겁쟁이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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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진리를 몰라서 따르지 못하는 자도 있지만 알면서도 따르지 않는 자들도 있습니다. 세속화된 지식인들은 하나님 나라와 진리에는 무관심하고, 현재 자신이 누리는 행복과 안락이 더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헤롯 궁의 자식인들만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나치 시절 독일교회가 그랬습니다. 교회는 교권화되었고, 교회 지식인들은 진리와 진실과 정의를 외면하였습니다. 나치는 교회의 보호자 역할을 자임하였고, 교회는 이에 순응하였습니다. 나치는 독일 통합을 반대하는 무리로 유대인을 지목하자 교회는 예수를 죽인 자가 유대인이라는 교회의 낡은 사고로 이를 묵인하였습니다. 이런 현실에 반발한 지식인이 니체입니다. 그는 ‘교회는 하나님의 무덤’이라고 지식 없는 교회를 비판하였습니다. ‘신은 죽었다’, ‘우리가 신을 죽인 것이다’는 비판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런 니체를 무신론자로 비판만 하는 것이야말로 예루살렘 지식인의 답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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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교회 지식인들은 진리와 진실에 무관심하고 불의를 못본체합니다. 그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진리를 조롱하고, 약자를 핍박하는 권력의 편에 서는 것을 주님 편에 서는 것보다 더 즐거워합니다. 인권법 제정에 반대하는 신학교 교수들의 서명이나 사회정의의 이름으로 사회정의를 모욕하는 전국 교수의 서명과 역사 왜곡을 옹호하는 싸구려 예루살렘 지식인의 모습은 지금도 여전하여 낯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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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약속의 성취를 믿고 오롯이 왕의 길을 따라 살기를 애쓰는 하늘 백성에게 주님의 이끄심과 돌보심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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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참삶에 이르지 않는 지식을 배격하고 아는 만큼 살아내기를 힘쓰겠습니다. 값싼 지식인에게 함몰당한 이 땅의 교회를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참지식에 이르는 용기를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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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송 105 오랫동안 기다리던 https://www.youtube.com/watch?v=nv0gtlwmTgk
2023. 1. 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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