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609 |
---|
[바이블노믹스79] 과시소비 = 바알 숭배
김민홍 주간<기독교>2022.05.09
부자들 사치재가 유행 타면 필수재로 변해
가나안 문화에 빠져 하나님 잊고 심판받아
어린 시절 가장 많이 들었던 이솝우화는 ‘개미와 베짱이’다. 이 우화는 근면 성실을 강조한다. 오늘날 개미와 베짱이는 다른 버전이 많다. 일본 버전은 이렇다. 훗날 베짱이가 본 개미는 일을 너무 많이 한 탓에 허리 디스크가 걸렸다. 결국 병원신세 지고 골골대다 죽었다. 미국 버전은 베짱이가 만든 음반이 밀리언셀러가 되어 큰 부자가 됐다. 자본주의 경제논리가 뚜렷하다. 쿠바 버전은 개미가 재산을 권력자의 명령에 따라 베짱이와 나누어 쓰다가 쫄딱 망했다. 공산주의 경제논리이다.
이 쿠바 버전에서 한 단계 발전한 이야기가 있다. 어느 추운 겨울날 베짱이가 개미를 찾아갔다. 개미는 베짱이와 한 집에서 겨울을 보냈는데, 점차 베짱이의 삶이 부러워졌다. 죽도록 일하는 것보다 개미도 베짱이처럼 노래 부르고 모았던 돈을 쓰고 싶어졌다. 개미 고유의 근면성을 상실하고 베짱이처럼 펑펑 쓰면서 모은 돈을 탕진했다. 개미가 베짱이의 과시소비에 물든 것이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은 프랑스혁명의 단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이는 실제로 루이 15세 왕비가 한 말이다. 이게 와전되어 루이 16세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말로 전해졌다. 여기서 빵은 필수재이고, 케이크는 사치재에 들어간다. 저소득층이 사치재에 물드는 현상을 과시소비라 한다. 어떤 물건이든지 값이 싸면 시장은 고객들이 몰려든다. 과시소비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더 잘 팔린다. 부자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 샀다는 점을 닮거나 흉내 내는 품새가 과시소비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으스대려는 마음에서다. 지극히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소비형태이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도 과시소비를 한몫 거든다. 바로 광고카피 “누가 나이키를 신는가”이다. 이 카피의 대답은 부자이다. 그런데 시장은 너도나도 나이키 신발로 몰렸다. 광고카피가 과시소비를 부추긴 덕분에 나이키는 국민신발로 자리매김했다. 기업 판촉전략은 필수재와 사치재의 울타리마저 걷어냈다.
바알 신도 따지면 이스라엘 민족의 과시소비 항목이 됐다.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정복 때 아쉬움을 남겼다. 그것은 먼저 가나안 땅에 정착해 살던 헷 족속 등 이방인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한 점이다. 또 가나안 남쪽 땅은 정복조차 못 한 채 남겼다. 가나안 땅에 똬리를 튼 각종 잡신과 문화는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다. 유대인은 가나안 땅의 물리적인 정벌만 끝냈을 뿐이다. 정신적 문화적인 유산은 뿌리를 뽑지 못했다. 바알 신은 가나안 전 지역을 대표한 종교로 자리했다. 바알 신은 풍요와 다산의 신이다. 가나안인들은 삶의 원천인 농산물을 매년 풍성하게 거두어 줄 것을 바알 신에게 빌었다. 바알은 주인, 통치자 의미도 가졌다. 가나안인들은 주변 도시국가의 침범에서 자신들을 보호하는 신중의 신으로 믿었다.
가나안은 당시 문명국이었다. 지중해 연안 페니키아에서는 알파벳이 만들어졌고, 일찍이 청동기·철기문화 시대를 열었다. 애굽(이집트) 노예생활을 벗어난 유대인 입장에서 비교하면 가나안 땅은 선진국이다. 가나안인은 유대인보다 더 잘 살았으며 물질문명과 찬란한 문화를 누리고 있었다. 특히 집집마다 신당을 짓고 바알 신을 비롯한 온갖 이방신들을 모아서 섬겼다. 유대인들은 가나안에 정착한 후, 가나안 문화에 거침없이 빨려 들어갔다. 문화는 소비가 주류이고, 핵심은 종교이다. 유대인들은 가나안 땅 정착과 함께 선진문화를 구가하는 가나안족의 소비풍조에 물들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스라엘 후손들은 바알 신까지 섬겼다.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자녀교육과 훈련이 제대로 안 된 탓이다. 남녀 가릴 것 없이 윤리적 파탄상태에 빠졌다. 그들은 가나안의 사치 문화에 빠지면서 그 중심의 바알 신을 믿고 하나님을 잊었다.
이스라엘은 이세벨, 유다는 아달랴가 대표적인 바알 신자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을 완전히 정복하지 않았던 결과다. 이 후유증은 실로 엄청났다. 유대인은 가나안족에 동화됐고,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받는 빌미를 제공했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타인들의 소비생활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받는다. 소비행동은 고립적이거나 독립적이지가 않고 상호의존적이라 그렇다. 때문에 소비활동엔 과시효과가 필수적으로 뒤따른다. 21세기 지구인들의 소비행동은 도시와 농촌 등 지역은 물론 국가마저 넘나든다. 이제 지구촌은 하나의 큰 소비촌으로 변했다.
소비는 소득 의존형이 원칙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과 결핍은 과시소비를 부채질한다. 인간소비의 원형질은 이웃을 흉내 내고 따라가며 위쪽만 바라보는 상위 지향적이다. 케익이 오늘은 과시소비재이지만 내일은 필수소비재에 올라선다. 과시소비가 부정 시 되는 까닭은 저축을 방해하고 가난을 부르는데 있다. 자본축적으로 경제개발을 촉진과 어긋나 과시소비는 눈총을 받는다. 우리는 과시소비에 특별소비세를 매겨 제동을 걸어왔다. 70년대부터 골프장입장료, 자동차, 냉장고 등 고급 사치재엔 특별소비세를 매겼다. 이를 재원으로 경제개발 종자돈으로 쓰자는 논리엔 아무도 저항하지 않았다. 지금도 특소세는 매겨진다.
참새가 황새 따라가다가 가랑이 찢어진다고 했다. 과시소비의 파국을 지적한 말이다. 과시소비는 건전한 소비문화를 방해하고 정신건강도 해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소비를 억누르는 정책도 문제이다. 소비가 경제성장의 큰 축이라서 그렇다. 소비는 이기심을 앞세운 개인의 의사결정이다. 국내 산업육성과 함께 개인의 건전한 소비문화를 존중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김민홍 본지 이사장 cnews1970@naver.com
|
혹 글을 퍼오실 때는 경로 (url)까지 함께 퍼와서 올려 주세요 |
자료를 올릴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 주세요. 이단 자료는 통보 없이 즉시 삭제합니다.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