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한국말은 어렵다.

무엇이든 김요한............... 조회 수 17 추천 수 0 2023.03.03 11:05:08
.........
1.
한국말은 어렵다.
뒤늦은 나이(42세)에 생면부지의 출판업에 뛰어들었다가, 몇 년 후부터는 교정도 보기 시작하면서, 나는 한국말이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가령,
2.
'사랑받다'에서 '사랑'과 '받다'는 붙인다.
'고난 받다'에서 '고난'과 '받다'는 띈다.
왜 똑같이 명사 뒤에 '받다'를 쓰는데, 하나는 붙이고, 다른 하나는 띄어 쓰는가?
이유는, 명사(사랑, 고난) 뒤에 '하다'를 써서 말이 되면 붙이는 것이고, 말이 안 되면 띈다.
* 요즘은 '고난받다'를 한 단어로 이해해서 붙이는 경우도 많다.
3.
'고난 받다'는 띄어 쓰는데, '고난당하다'는 붙인다. 이유는? 몰라. 나는 젊은 시절부터 엄격하게 교정 훈련을 받은 경우가 아니라, 그냥 한국말 규칙을 하나씩 다 외웠다. 차라리 그게 속이 편했다. ㅋㅋㅋ
4.
대한민국 대통령이 '1909년에 일어난, 일본이 한국을 병탄한 것은, 한국이 못나서 그랬다'는 3.1절 경축사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대통령의 발언의 요지는, 한국이 일본에 병탄당한 것은, 일본이 나빠서 혹은 잘못해서가 아니라, 한국이 모지리여서 그랬다는 것이다.
이에 단 하루 사이에 수많은 패러디가 난무한다. 가령,
6.
강도를 당하면, 당한 사람이 나쁜 것이다.
왕따를 당하면, 당한 사람이 나쁜 것이다.
사기를 당하면, 당한 사람이 나쁜 것이다.
배신을 당하면, 당한 사람이 나쁜 것이다.
등등
심지어 성폭행을 당하면, 당한 사람이 잘못한 것이다라는 패러디까지 거침 없이 나돈다.
이렇게 가해자가 저지른 악행을 가해자의 책임이 아닌, 피해자의 책임으로 귀속시키는 행위는 첨예한 계급 사회에서는 늘 있는 일이다.
가파른 피라미드 사회에서, 상위 포지션에 있는 자들은 무슨 짓을 해도 용인이 되나, 하위 포지션에 있는 자들은 늘상 '고난당하'면서도, 오롯이 그것에 대한 법적-윤리적 책임까지 뒤집어 써야 한다.
바로 이것이 가장 대표적인 '불의'이고, '불공정'인 것이다.
문제는, 이런 불의를 바로 잡고, 억제하라고 뽑아 놓은 검사 출신 대통령의 입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책임을 운운하는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발화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정의롭거나 공정하지 못한 대표적인 까닭이 여기 있다.
7.
무슨 일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슨 일을 '당하는' 사람이 많은 입장에서는,
무슨 일을 가해하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무슨 일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잔인한 사회는,
그 자체로 지옥이다.
하지만 모든 '당함'이 항상 억울하고 원통한 것만은 아니다. 가령,
어떤 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가조작'에 자기 계좌가 '이용당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어떤 이는 성대한 전시회를 열고, 기업으로부터 (강제) 협찬을 '받은' 것 같은 의심이 드는데, 그러나 결국 '협찬을 당한' 것으로 화기애애하게 잘 마무리된다.
어떤 이는 50%에 육박하는 표절과 짜깁기 증거가 명백한데도, 그러나 '박사 수여'를 '당한다.'
이렇게나 세상은 참 요지경이다.
모든 사람이 억울하게 당하는 세상에서,
딱 한 사람만 매사에 횡재를 '당한다.'
대한민국 사회에 그런 특별한 당함을 경험하는 한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 때문이다.
8.
요컨대, 현재의 대한민국은 결코 민주공화국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냥 귀족들의 사회, 나아가 신종 왕정 같은 봉건 사회다.
사회 구석구석이 다 그렇다.
만약, 이 사회의 평범한 시민들이 지금 자신들이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 지를 철저히 자각하고 신성한 주권을 행사하지 않는 한, 이 사회의 근본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자신이 '개 돼지' 취급을 '당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자기 몫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89 가족글방 이단 사이비도 하나님을 믿는다 임대건 2023-03-13 25
11688 가족글방 한국. 크리스찬인테리어 - 믿음으로 일을하는사람들 이종용집사 2023-03-12 19
11687 걷는독서 [걷는 독서] 저기 오는 봄 file 박노해 2023-03-12 14
11686 가족글방 섶- 가재가노래하는곳 file Navi Choi 2023-03-12 16
11685 묵상나눔 오해와 착각 file Navi Choi 2023-03-12 28
11684 걷는독서 [걷는 독서] 좋은 건축은 먼저 file 박노해 2023-03-11 15
11683 가족글방 정확히 17년 전 일이다. [1] 김요한 목사 2023-03-11 38
11682 묵상나눔 부자와 어린아이 file Navi Choi 2023-03-11 35
11681 걷는독서 [걷는 독서]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고통은 file 박노해 2023-03-10 20
11680 가족글방 야자나무와 신앙 최주훈 목사 2023-03-10 32
11679 묵상나눔 본래는 그렇지 아니하니라 file [1] Navi Choi 2023-03-10 22
11678 걷는독서 [걷는 독서] 여기가 나의 지옥 나의 천국이에요 file 박노해 2023-03-09 13
11677 묵상나눔 용서, 언제까지 file [2] Navi Choi 2023-03-09 47
11676 걷는독서 [걷는 독서] 정직한 성공이 아니라면 file 박노해 2023-03-08 12
11675 가족글방 한국의 모든 신학교 문들 닫아야 한다 김요한 2023-03-08 22
11674 묵상나눔 천국의 산수 file Navi Choi 2023-03-08 25
11673 걷는독서 [걷는 독서]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긴 호흡으로 file 박노해 2023-03-07 10
11672 묵상나눔 천국 문의 현수막 file Navi Choi 2023-03-07 35
11671 뉴스언론 신자 10명 중 1명 이단… 최대 66만명 달할 듯 file 최경식 기자 2023-03-07 29
11670 걷는독서 [걷는 독서] 구름 속에서도 태양은 빛난다 file 박노해 2023-03-06 8
11669 묵상나눔 이 시대 자화상 file [1] Navi Choi 2023-03-06 22
11668 걷는독서 [걷는 독서] 굳은 대지와 껍질을 뚫고 자라나는 file 박노해 2023-03-05 7
11667 묵상나눔 마태의 고집 file Navi Choi 2023-03-05 22
11666 가족글방 그날은 과연 오는가? file Navi Choi 2023-03-05 20
11665 걷는독서 [걷는 독서]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에는 늘 file 박노해 2023-03-04 15
11664 묵상나눔 고백, 그다음 file Navi Choi 2023-03-04 18
11663 가족글방 트라우마'란 과거의 어떤 사고 혹은 사건으로 인해 김요한 2023-03-04 21
11662 걷는독서 [걷는 독서] 나의 시작은 언제나 작고 미약했으나 file 박노해 2023-03-03 16
11661 묵상나눔 예수님의 시대 인식 file Navi Choi 2023-03-03 25
» 무엇이든 한국말은 어렵다. 김요한 2023-03-03 17
11659 걷는독서 [걷는 독서] 아이들은 자연과 친구들과 있으면 file 박노해 2023-03-02 9
11658 묵상나눔 거룩한 쿠나리아 file Navi Choi 2023-03-02 27
11657 걷는독서 [걷는 독서] 오늘 다시 file 박노해 2023-03-01 10
11656 가족글방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레닌은 김홍한 목사 2023-03-01 12
11655 묵상나눔 몰상식 세상에서 상식으로 살기 file Navi Choi 2023-03-01 17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