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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일기103-4.13】 이렇게 사는 게
동네 양곡창고 앞 콘크리이트 틈새기에서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개망초 잎사귀를 보면서 문득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잘 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틴 부버 라는 사람이 <인긴의 길>이라는 책에서 “너는 너의 세상어디쯤 왔느냐? 너에게 주어진 생이 다 가고 있는데, 그래 너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느냐?” 어쩌고 저쩌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잠깐 살다가 다른 곳으로 갈 생각으로 이곳에 이사를 왔는데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15년도 넘게 살고 있다. 내 꿈이 동네 이장을 하면서 동네 사람들을 섬기는 것인데,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동네 일과는 조금 거리를 두고 살았다. 동네 사람도 아니고 나그네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으로 지금 여기에서 살고 있다.
나 지금 이렇게 가고 있는 게 맞나?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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