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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 출처 : | http://www.cnews.or.kr/news/articleView.html?idxno=17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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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홍 주간<기독교> 2022.07.19
기밀비 정보비 교제비 등 비용 인정 안 해
유대 마지막 왕 바벨론 왕에게 매일 용돈 받아
기업에서는 무슨 돈이든지 쓰고 나면 반드시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썼다는 흔적을 남겨둔다. 회사 대표라도 돈을 맘대로 꺼내 쓸 수 없다. 모든 지출은 반드시 증빙서류가 붙어야 하고, 그 내용은 꼼꼼하게 기록해 둔다. 기업 돈은 마구 함부로 뿌리거나 몰래 사용할 수 없도록 짜여 있다. 세무당국에서 현미경을 들이대기도 하지만 돈은 쓰임에서 반드시 공정성과 투명성을 요구한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판촉비 등 영업활동과 내부 관리에 필요한 운영비가 발생한다. 이들 돈은 포괄적으로 판매관리비용으로 처리된다. 그런데 기업의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은 대내외 활동을 하자면 일정한 활동비가 들어간다. 회사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르나 일반적으로 기밀비, 교제비, 접대비, 특수활동비 등이 그것이다. 이런 활동비는 업무추진비라는 항목을 두고 꺼내 쓴다. 물론 사용 후엔 증빙서가 반드시 따라붙는다.
기업에서 “뒷돈 찔러 준다”는 말이 성행한 적이 있었다. 여기서 뒷돈은 기업에서 기밀비로 회계처리 하는 경우다. 기업에서 음성적으로 자금을 만들어 거래처 또는 이익관련자들에게 은밀하게 건네질 때 부쳐진 이름이다. 이런 돈은 기업의 회계 담당자마저 모른다. 억지로 알려고 해서도 안 되는 돈이다. 글자 그대도 ‘묻지마 돈’이다. 여기서 묻지마는 그 돈의 쓰임새를 따지지 말라는 뜻이다. 묻지마 돈은 양면성을 지녔다. 묻지마의 특성상 그 돈은 사용자가 말랑말랑하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잘못 꺼내 썼다가는 큰코다친다.
이런 돈은 부패의 온상으로 지목되면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다. 몰래 쓰이고 투명성에서 벗어나는 바람에 비난의 대상이 됐다. ‘묻지마 돈’은 예산의 공정성과 투명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제 기업은 기밀비 항목이 없다. 국세청은 2000년 이후부터 허용하지 않는다. 업무추진비 항목에다 통합 운영된다. 동시에 세무당국은 업무추진비를 현미경을 들이대며 촘촘하게 감시한다.
여호야긴은 남유대왕국의 사실상 마지막 왕이다. 그는 아버지 여호야김에게 8살 때 왕위를 물려받았다. 어머니는 예루살렘 출신 엘나탄의 딸 느후스타이다. 그는 왕위에 오른 지 1백 일 만에 바벨론으로 잡혀가 37년간 옥중생활을 했던 비운의 왕이다. 이 여호야긴은 말년에 바벨론 왕으로부터 매일 용돈을 받았다. 바벨론 왕이 준 용돈은 특수활동비 또는 기밀비라 하겠다.
기원전 597년 유대왕국은 망국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가나안 일대 국제정세는 바벨론은 ‘뜨는 해’이고 이집트는 ‘지는 해’였다. 상대적으로 약소국인 유다 왕 여호야김은 바벨론과 이집트의 눈치를 살폈다. 사실 유다왕국은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여 있었다. 에레미야 등 선지자는 하나님의 권능에 의지하지 않고, 악을 행하면 멸망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여호야김은 바벨론과 이집트 양국 간에 줄다리기를 지속하다가 결국 바벨론 느부갓네살왕의 침공을 받는다. 여호야김은 대패하고 느부갓네살의 쇠사슬에 묶여 바벨론으로 끌려간다. 동시에 예루살렘 성전의 황금 그릇과 가구들이 약탈당하고 수많은 왕족 귀족 전문기술자 지식인들이 포로로 끌려갔다. 다니엘도 이때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다.
느부가넷살왕은 곧바로 여호야김을 예루살렘으로 돌려보냈으나 재위 11년에 사망한다. 유다왕국은 아들 여호야긴이 왕위를 이어받는다. 여호야긴은 ‘여호와께서 보호하신다’와 ‘야훼께서 성취하신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는 이 뜻과는 달리 왕위에 오른 지 3개월 조금 지나 바벨론으로 잡혀갔다. 바벨론이 이집트 전역을 점령하는 바람에 예루살렘도 바벨론에 예속됐다. 유다가 친이집트 정책을 쓴 탓이다.
여호야긴은 바벨론 느브가넷살 왕이 죽고 에윌므로닥이 즉위하면서 풀려난다. 뿐만 아니라 에윌므로닥은 야호야긴을 극진하게 예우한다. 성경은 이렇게 기록했다. 옥중에서 풀려난 “여호야긴의 머리를 들게 했다” 또 에윌므로닥은 여호야긴의 죄수복을 벗기고 지위는 바벨론 전역 모든 왕의 지위보다 높여주었다. 식사는 항상 왕 앞에서 먹게 했다. 특히 바빌론 왕은 여호야긴한테 매일 별도로 용돈을 손에 쥐어주었다. 성경은 정식 생활비가 아니라 용돈이라 기록했다.
이런 돈이 바로 ‘묻지마 돈’이다. 물론 왕조시대 왕이 쓰는 돈은 아무도 현미경을 들이대고 따지지 않았을 터이다. 그래도 여호야긴이 바빌론왕에게 받은 용돈을 오늘날 잣대로 재면 왕의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여호야긴은 이 용돈을 어떻게 했을까. 여호야긴은 이 돈을 모아서 남유다 부흥자금으로 쓰거나 독립운동 군자금으로 빼돌리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아쉽게도 성경기록은 없다. 단지 유대인들은 바벨론강가에서 시온만 그리워했다.
한국 법정도 용돈의 비정상적인 사용에 엄정한 잣대를 들이댄 적이 있다. 2018년 대기업 임원이 기밀비의 내용을 증빙하지 못하자, 그 돈을 고스란히 전액 물도록 판결했다. 법원은 회사 임원 ‘K씨가 회사 돈을 꺼내서 그 사용처에 관해 이해할 만한 설명도 하지 못하고 또 증빙자료도 제시하지 않았던 점’을 이유로 꼽았다. 법원은 ‘K씨가 그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단한다’고 판결했다. 공금횡령으로 본 것이다.
모든 돈은 공정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설사 회사 돈이 불우이웃 돕기에 쓰였다 하더라도 증빙서류를 남겨야 한다. 재물의 궁극적인 소유주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 돈은 정직하고 알뜰하게 써야 하는 법이다.
김민홍 본지 이사장 cnew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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