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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구나

물맷돌............... 조회 수 92 추천 수 0 2023.05.10 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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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3350] 2023년 4월 15일 토요일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구나!’

 

샬롬! 지난밤 편히 쉬셨는지요? 4월의 세 번째 주말아침입니다. 아무쪼록 즐겁고 행복한 주말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만나지 말아야 하는 사람 10가지 유형’ 중, 그 두 번째는 ‘필요할 때만 구하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나타나는 사람은, 정작 내가 그 사람이 필요로 할 땐 자리에 없을 확률이 높으며, 이런 사람은 모든 인간관계를 ‘거래’로 본다고 합니다. ‘거래가 끝나면 없어지는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군요.

 

하루는 딸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도안을 색연필로 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낮에 친구가 빨간 색연필을 뺏어갔어요.”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이 불현듯 생각난 모양이었습니다. “네가 색연필을 쓰고 있는데, 친구가 빼앗아 간 거니?” “내가 쓰려고 했는데, 친구가 먼저 가져갔어요.” “그럼 친구가 뺏은 게 아니네. 달라고 얘기해봤어?” “친한 친구가 아니라서 못했어요.” “친구는 네가 색연필을 쓰려고 하는 걸 몰랐을 수도 있겠구나! 울지 마, 괜찮아!”

 

아이는 달랠수록 울음이 점점 거세졌습니다. 더 이상 해 줄 말이 없어서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아이가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엄마, 그냥 안아줘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를 꼭 끌어안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10분 정도 흘렀을까, 울음을 그친 아이가 저를 올려다봤습니다. “나, 이번에는 지붕을 무지개 색으로 칠할까 봐요!” “이젠 괜찮니?” “응, 엄마가 안아줘서 기분 좋아졌어요!” 아이는 제 품에서 빠져나와 색연필을 손에 쥐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미소를 머금고 다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구나!’

 

신규교사 시절, 학교에서 아이들 일로 속상할 때, 지인들에게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그때, 제가 주로 들은 말은 “너도 잘못했네!” “다음엔 학부모님한테 전화해서 얘기해봐!” “요즘 얘들이 다 그렇지 뭐, 그러려니 해!”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고민을 털어놓을수록 마음이 공허해졌습니다. 어쩌면, 그때 저는 ‘그저 제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했는지 모릅니다.

 

아이가 속상함을 털어놓거나 슬픔을 내비치면,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자꾸 물어보고 조언하고 위로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들어주는 대신 제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좀처럼 가만히 들어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고민을 털어놓을 땐, 일단 들어주어야 합니다. 눈을 지그시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온 마음을 다해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 스스로 감정을 흘려보내고 답을 찾아내게 되어 있습니다.(출처; 좋은생각, 배정아/작가, 교사)

 

그렇습니다. 상담의 기본자세는 ‘들어주는 것’임을, 대부분의 사람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들어주려고 하기보다는, 내 생각을 들려주거나 가르치려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글쓴이는 ‘아이가 고민을 털어놓을 땐, 일단 들어줘야 한다. 눈을 지그시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다해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걸 아이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한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노력해봐야 합니다.(물맷돌)

 

[온 누리가 다 나의 것이 아니냐?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가 세워 준 계약을 잘 지키면, 너희는 뭇 민족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보물이) 되리라.(출19:5,현대어/표준)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말은 적게 하고 듣기를 즐겨하며 화는 잘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약1:19,현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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