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어여 어서 올라오세요

대청마루(자유게시판)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24 추천 수 0 2023.05.22 08:09:45
.........
민수기 33:1~49
.
짧은 인생사에도 돌아보면 소홀히 할 수 없는 아릿한 기억이 묻어 있습니다. 내 유아기의 기억을 더듬습니다. 어른 서너 명이 팔을 벌려 감싸도 모자라는 곰솔 나무들이 마을에 있었습니다. 4.3 때 무고한 양민들을 소나무에 묶어놓고 총을 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지만 그 흔적의 내력은 마을 떠난 다음에야 알았습니다. 그 어린 시절 가장 무서운 말은 ‘순사 온다’는 말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집에서 내려다보이는 5.16 도로에 경찰을 실은 트럭이 나타나면 잘못한 일이 없는데도 줄행랑을 쳐 숨기에 바빴습니다. 마을에는 공동 우물이 있었는데 물이 귀한 지역이라 물가에 가는 일이 신났고, 주전자로 물을 길어오곤 했습니다. 이맘때쯤이면 뒷동산에 고사리가 삐죽 자랐고, 삐기를 뽑아 속살을 먹었고, 집 뒤에 있는 냇창에는 달콤한 산딸기가 가득하였습니다. 성실이 몸에 밴 부모님은 열심히 일했지만 빈곤을 물리칠 수 없었습니다. 늘 가난과 핍절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런 시절이었지만 지나놓고 보니 슬퍼서 지우고 싶은 기억이 아니라 또렷하게 복원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진입을 앞두고 지난 광야 생활을 회고합니다. 이집트의 라암셋을 떠나 모압 평지에 이르는 40년 여정은 한마디로 고생길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자’고 할 정도였을까요? 고단한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불평과 원망이 이어졌고 낙심과 절망이 다반사였습니다. 그 길은 안락을 따르는 구태의연한 길이 아니라 역사에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새 질서를 추구하는 길이었습니다. 그 길은 탐욕을 채우므로 혼자만 득의하고 만족하는 길이 아니라 헌신과 비움을 통하여 모두가 즐거워하는 길이었습니다. 그 길은 극소수의 특권층만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다 행복한 신세계를 향한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이면 갈 수 있는 길, 넉넉히 잡더라도 한 달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40년이나 걸은 것 아닐까요?
.
그 길은 이집트의 풍요로운 삶을 능가하는 가치에 목마른 자만 갈 수 있는 길입니다. 이집트의 눈부신 문명과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당장 실현할 수 없지만 이집트 사회에서는 눈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질서의 세상에 대한 꿈이 광야의 시간을 살게 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길 역시 같은 원리의 길입니다. 예수를 주님으로 믿는다는 신앙고백은 세속적 풍요와 성공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 한 길을 걸었듯 복음이 제시한 평화의 길은 오늘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
회고는 전망과 잇닿습니다. 과거는 미래와 연동합니다. 100년 전 일제강점기의 슬픈 역사에 대하여 일본에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일은 미래를 위해서입니다. 힘에 의한 인간성 말살이 재현되지 말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포기하는 일은 미래를 엉망으로 살자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무지와 무식이 나라를 망치고 있습니다.
.
하나님,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걷는 그리스도인의 길이 평화에 이르고 민족 화해에 이르기를 빕니다. 오늘 저희가 걷는 이 길이 주님의 나라에 이르기를 원합니다. 고단하고 힘들지만 그 길을 포기하지 않도록 용기와 담력 주시기를 빕니다.
.
찬송:391 오 놀라운 구세주
.
2023. 5. 22 월
348269641_946576386670786_6566381834092496819_n.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201 무엇이든 최신판 세계 종교통계 우슬초 2022-07-09 105
11200 묵상나눔 아브라함의 선구적 믿음 file Navi Choi 2022-07-09 19
11199 묵상나눔 더 좋은 것 file Navi Choi 2022-07-08 44
11198 무엇이든 행복한 하루가 되는것들 김세영 2022-07-07 37
11197 묵상나눔 이성과 믿음 file [1] Navi Choi 2022-07-07 31
11196 무엇이든 이걸 놓쳐서는 안됩니다. file 김영한 목사 2022-07-06 25
11195 묵상나눔 내재와 초월 file Navi Choi 2022-07-06 32
11194 무엇이든 재미교포가 쓴 글 윤성원 2022-07-05 39
11193 무엇이든 고향의 추억 file 김홍한 목사 2022-07-05 24
11192 묵상나눔 완고함이 문제입니다 file [1] Navi Choi 2022-07-05 23
11191 묵상나눔 출애굽 1세대와 한국교회 file Navi Choi 2022-07-04 35
11190 광고알림 (제96기) 전인치유학교 (2022년 8월 8~9일) 주님사랑 2022-07-03 6
11189 묵상나눔 큰 구원에 이르려면 file Navi Choi 2022-07-02 20
11188 가족글방 가난한 노인들의 기쁨마저 뺏어가는 양아치들의 세계. 희일이송 2022-07-02 29
11187 묵상나눔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쓸데가 따로 있습니다. file Jo Han 2022-07-01 10
11186 묵상나눔 중심이신 그리스도 file [1] Navi Choi 2022-07-01 25
11185 무엇이든 웃기고 슬픈이야기 조창훈 2022-06-30 31
11184 묵상나눔 복과 독 file Navi Choi 2022-06-30 22
11183 무엇이든 세상을 움직였던 명언들 김진서 2022-06-28 35
11182 묵상나눔 순례자의 노래 file Navi Choi 2022-06-28 21
11181 무엇이든 [대전택시] 세상에서 배우자 file 김만승 2022-06-28 13
11180 광고알림 구멍가게 월요점-그리스도인과 문화 file Navi Choi 2022-06-28 18
11179 묵상나눔 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 김봉진 목사 2022-06-27 23
11178 묵상나눔 희망 file Navi Choi 2022-06-27 21
11177 묵상나눔 유일신 신앙 file Navi Choi 2022-06-26 29
11176 뉴스언론 캐나다의 결단'...12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file 뉴스트리 2022-06-25 18
11175 칼럼수필 역사의 몽둥이 한국 전쟁 -6.25 김홍한 목사 2022-06-25 37
11174 묵상나눔 명예롭게 죽기보다 명예롭게 살기 file Navi Choi 2022-06-25 26
11173 묵상나눔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Byoungsoo Cho 2022-06-24 32
11172 묵상나눔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file [1] Navi Choi 2022-06-24 20
11171 묵상나눔 광기의 세상 file [1] Navi Choi 2022-06-23 25
11170 묵상나눔 뒤틀린 역사 file [1] Navi Choi 2022-06-22 20
11169 가족글방 뉴스에 대한 신뢰도 46개국 중 40위입니다. 시사인 2022-06-20 18
11168 광고알림 여기에 물이 있다. file 한희철 목사 2022-06-18 31
11167 무엇이든 60년대 생들에게 고함 Jongho Kim 2022-06-17 41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