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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일기234-8.22】 머리로 쓴 시
대문을 열고 들어와 현관문 밖에 큰 화분이 하나 있는데 원래 백합 화분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채송화 씨앗이 떨어져 해마다 채송화도 가득 핀다. 백합과 채송화가 피는 시기가 다르다.
‘아침의 시작은 채송화 꽃잎에 이슬이 맺힐 때부터’
라는 시를 쓴 적이 있는데 ‘아침의 시작은 채소 잎사귀에 이슬이 맺힐 때부터’라고 수정했다. 오늘 아침에는 채송화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채송화 꽃은 오전 8시 넘어 햇볕이 쨍하게 들 때쯤부터 피는 것이었다. 채송화는 아침부터 피는 꽃이 아니었다.
나는 아침에 채송화 꽃잎에 이슬이 맺힐 때 아침이 시작되는 것을 본 적도 없으면서 머리로 시를 쓴 것이다.
아무리 시가 상상력의 영역이라 해도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쓰면 그것은 시가 아니라 거짓말이지.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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