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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일기305-11.1】 귤 묵상
아내가 “하루에 귤 두 개씩 무조건 먹고 비타민섭취를 하셔요”
라며 오늘 먹을 귤 두 개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간다. 귤 사진을 띵동 찍어준다. 그리고 귤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굴려 보고 향도 맡아본다.
푸른 잎사귀 사이에 귤이 달린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귤꽃이 피고 어딘가에서 벌이 날아오고 햇빛이 비치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와 작은 귤이 점점 자란다. 초록빛이던 열매가 황금빛으로 변하고 속으로 익어가며 맛이 든다.
귤 한 알에서 햇빛, 비, 구름, 바람, 눈... 그리고 귤 나무 사이로 지나다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도 제주도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인 것 같다.
귤 껍질을 벗기고 8쪽 속살을 쪼개서 하나 입 안에 넣는다. 방금 우주가 내 몸 안에 들어왔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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