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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恨)

묵상나눔 Navi Choi............... 조회 수 9 추천 수 0 2023.11.14 08: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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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恨)
욥기 10:1~22
“어매 어매 우리 어매/뭘 먹고 날 맹글었나/우리 어매 날 날 적에/죽순 나물 먹었던가/마디마디 육천 마디/마디마다 설움이네”
“논에 가면 갈이 원수/밭에 가면 바래기 원수/집에 가면 씨누 원수/세 원수를 잡아다가/참실로 목을 매어/범든골에 넣고지나”
전해오는 민요에서 한(恨)은 우리 민족의 숙명 같은 주제임을 느낍니다. 차별과 침략과 약탈과 전쟁과 가난과 억압 등 무엇하나 제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대한 사무친 설움의 복합현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민족(韓民族)이 아니라 한민족(恨民族)입니다. 우리의 한은 원(怨)과 달리 공격성을 띠지 않아 다행이지만 내면화된 한은 인생을 치유 불가능의 절망을 끌어안고 살게 하여 더 슬픕니다. 한국인에게만 있는 병으로 화병이 있습니다. 미국정신의학회는 화병(Hwabyung)을 한국의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에 깊이 슴배어 있는 <아리랑> 역시 화병 환자의 비가(悲歌)입니다. 사무친 한이 만든 노래입니다. 화병의 증상은 밤에 잠을 못 자고 신경이 예민하여서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며 숨이 쉽게 차오르며 매사에 의욕이 없습니다. 두통과 소화불량이 있고 명치 끝에 꽉 막힌 듯하고 뜨거운 불덩이 같은 열이 가슴에 치솟는 현상이 있습니다. 울화와 분노가 치밀어 분이 삭여지지 않습니다. 화병 때문에 죽지는 않지만 낫지도 않습니다.
모름지기 오늘의 의학으로 욥을 진단하였다면 필시 한이 만든 화병이었을 것입니다. 욥은 하나님께 고난의 이유를 알게 하여 달라고 기도합니다. “나를 죄인 취급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로 나 같은 자와 다투시는지 알려 주십시오”(10:2). 영문도 모른 채 당하는 고난이 두렵고 떨리기 때문입니다. 자신에게 죄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하나님이 알고 계시면서 악인들이나 받아야 할 고통을 주시는 이유를 가르쳐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무죄함을 반어법으로 질문하며 하나님의 주권을 고백합니다. “내게 죄가 없다는 것과, 주님의 손에서 나를 빼낼 사람이 없다는 것은, 주님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10:7) 욥은 자신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모를 통하여 출생케 하시고 양육의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생명만 주신 것이 아니라 사랑도 주셨고 영혼을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주님께서는 늘 나를 해치실 생각을 몰래 품고 계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내가 죄를 짓나 안 짓나 지켜 보고 계셨으며, 내가 죄를 짓기라도 하면 용서하지 않으실 작정을 하고 계셨습니다”(10:13~14). “주님께서 나를 이렇게 할 것이라면 왜 나를 모태에서 살아 나오게 하셨습니까? 차라리 모태에서 죽어서 사람들의 눈에 띄지나 않았더라면, 좋지 않았겠습니까?”(10:18)
기도는 절망에 처한 자가 희망을 찾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욥의 기도는 절망에서 절망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욥의 질문에 하나님은 묵묵부답하십니다. 침묵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기는 하지만 이를 깨닫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엔도 슈사쿠는 《침묵》에서 “나를 밟아라. 나는 밟히기 위해 존재하느니라”고 하여 절망을 역설화합니다. 마음으로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몸으로 이해하기에는 버겁습니다. “나를 좀 혼자 있게 내버려 두십시오. 내게 남은 이 기간만이라도, 내가 잠시라도 쉴 수 있게 해주십시오”(10:20). 욥의 처지가 딱하고 안타깝습니다.
주님, 우리 민족은 한을 내면화하며 사는 일에 익숙하였습니다. 부당한 대우에 분노하기보다는 자기를 탓했습니다. 욥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난에 이유를 묻듯 오늘 사회적 불의에 ‘왜?’라고 물을 수 있는 의지와 용기를 주십시오.
2023. 11. 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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